by
Saranaim Lee
Aug 31. 2022
그녀는 살색 스타킹을 신은 채 침대 위에 걸터 앉아 있었다 길고 가는 그녀의 다리를 발목부터 무릎까지 천천히 핥았다 나는 그녀의 오른발을 들어 엄지 발가락 부터 하나하나 물고 빨고 핥았고 그녀의 왼발은 나의 깊고 깊은 어둠 속으로 밀어 넣었다 나의 몸은 젖은 빨래처럼 무거워졌다가 가벼워지기를 반복하며 물의 소리를 내뱉었다 어지러웠다
정신을 차렸을 때 침대 위에 나홀로 있었고 더는 내곁에 그녀는 없었다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철저하게 꿈을 통해 경험했다
인간의 몸은 단순하지 않다 서른 살이 되었을 무렵 나는 타인의 입에 손가락을 넣는 무례를 저지른 적이 있다 이유도 경험도 없는 본능이었다 상대도 본능적으로 내 손가락을 빨며 천국을 맛보았노라 고백했다 물론 빨린 나도 함께 그곳에 있었고
여성의 몸은 단순하지 않다 감성(마음)과 오감이(빛, 향, 소리, 맛, 촉각) 뒤엉켜 있기에 남녀간의 정형화된 섹스를 벗어나야 오히려 지금까지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의 제국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