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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꿈의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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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Aug 31. 2022

시대극

20220830

1

"아씨께서 자주 가시던 절이 있습니다."


유하와 수호 그리고 성운은 긴 칼을 들고 그가 말하는 절을 샅샅이 뒤졌다 절은 어두웠고 사람의 인기척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그때 창호지 문 너머에 호롱불이 비치며 창호지에 화투의 이미지가 그려지더니 달이 크게 뜬 광이 보였다 저거로 구나, 그들은 근처 바닷가로 향했다


2

아씨, 아씨 그들은 내 이름을 부르며 찾았고 나는 시체로 해변에 떠밀려왔다 그들은 오열하며 울었다 내가 왜 죽었는지는 나조차 알 수 없었다 바다는 깊고 투명하고 푸르렀다 수호는 자신의 탓이라며 바다로 몸을 던졌고 유하는 수호를 구하곤 자신이 대신 죽을 거라고 말했다 성운은 곁에서 흐느껴 울기만 했다


3

꿈속에 남자들은 비슷하게 생긴 배우들이었다 꿈에서도 혹은 전생에서도 이상형은 소나무 같구나 그들 셋은 전전 남자 친구 전 남자 친구 현 남자 친구이었고 내 시체를 보니 하지원이었던 것도 같다


4

다음 장면에서는 내가 살아있었고 시대는 현대였고 소녀시대 수영_계속 욕을 섞어 말하는데 걸크였음_ 윤아를 포함한 배우와 가수들이 팀별로 나눠져 예능촬영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팀에 피디가 모자라 동생이 음향 때려치우고 들어갔고 나는 대체 뭘 하는 사람인지 알 수가 없고 어느 가정집에 있었는데 침대 위에는 초콜릿이 있었고 그곳엔 내게 대접하려는 부부가 있었고 나는 벽에 마스크 걸이를 붙여주겠다고 하고 있었고


5

어제 꾼 꿈이 떠올랐다 전에 중간에 파투난 그 회사의 드라마를 계속 찍고 있었다 엔딩을 거창하게 찍었고 거기에 나오는 아역까지도 전에 알던 그 애였다 내가 얘를 섭외를 했던가 뭔가 나 없이 잘 돌아간 느낌이었고 다 같이 식사를 하는데 이사님이 우리 집 김치를 우적우적 먹고 있었다 나를 쳐다도 안보는 사람들 틈에서 나는 유령처럼 우두커니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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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보니 파도가 집채만 하게 솟구치고 있었다 그런 파도가 나를 덮치면 떠밀려 죽었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내가 왜 죽었을까 사랑하는 사람들을 놔두고 죽는 거 억울하고 슬픈데 꿈이 나를 휩쓸고 간다 파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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