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Sep 21. 2022
1
돈 이야기에는 두 가지가 있다 버는 법과 쓰는 일
쓰는 법이란 건 없다 쓸 때는 누구든 의식주 그 이상으로
향유하고 버는 법은 뭐든 반비례로 갈아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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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향유하는 법을 알고 향유의 의미를 알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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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에 십만 원이 있고 일하는 곳은 없다 태생이 금수저도 아니고 용돈 받는 은수저도 아니고 평범하게 직장 다니는 흙수저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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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쌀독이 쌀이 떨어지고 냉장고가 무용지물인 적이 많았지만 신은 천사의 마음을 가진 인간을 통해 굶기지 않으셨다 어떻게든 나아가게 살아가게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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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돈을 빌려 본적이 손에 꼽는다 한 번은 엄마에게 학원비를 빌렸는데 냉정한 태도에 지금까지도 그 일이 서운하게 느껴질 정도다 이후로는 뒤통수 맞았을 때 나의 약함을 이용하려던 나르시시스트에게 빌렸던 일 그리고 친동생이랑 여행하다 빌리게 된 돈 살면서 이렇게 딱 세 번이었다 물론 학자금 대출 역시 있지만 장학금 받고 다녀서 입학할 때를 제외하면 부모님이 생활비 대출받아서 지금까지 안 갚고 있는 대출금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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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신용카드도 써본 적 없고 인간관계에서 분할 계산 시에도 그 자리에서 바로 보낸다 없으면 안 쓰고
있으면 썼으며 필요한 물건을 구입 시에도 일주일 동안 고민하고 샀다 근검절약하면서 살아왔고 지금은 쓸 때 쓰고 아낄 때 아끼는 정도이지만 내가 평범한 직장인이었다면 적금 들어서 집 전세 들어가고 여행 다녔을 것 같다 어차피 결혼에는 관심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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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돈을 어떻게 불리는지 모른다 주식도 투자도 코인도 아무것도 모른다 그게 문제일지도 모르고 그게 문제가 안 되는 걸지도 모르지만 지속 가능한 일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속적인 안정적인 수입원이 필요하다 가능하다면 출퇴근하지 않고 글 쓰는 일이나 연출하는 일에 지장 없는 자유로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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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창작지원금이 나온다고 해도 11월이고 그때까진 대략 두 달은 버텨야 한다 하루에 만 원 이하로 써도 이대로면 이번 달도 벅차다 대출을 받기는 무섭고 그렇다고 방구석에서 버틸 수는 없고 진퇴양난일 때 주님은 어떤 길을 열어주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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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고 버티다 보면 계약도 진행되고 다시 일도 하고 돈도 벌 줄 알았는데 몇 달 전에는 코로나 안정 자금으로 감사하게 오 개월을 버텼는데 그 사이에 미팅만 여섯 번이고 진행된 건 아무것도 없이 기획안 쓰고 대본만 썼다 무상으로 나는 회사에서 일하는 직원이 아니고 프리랜 서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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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면 어디서 돈이 뚝하고 떨어지진 않는다 갑자기 안되던 계약이 성사되지도 않는다 믿음만으로는 안 되는 것들이 있다 심각한 수면장애에 이래저래 건강도 안 좋아져서 끊어놓은 헬스조차 못 가고 있다 선택이 늘 문제일 것이다 지혜로운 자는 몇 수를 내다보는 자 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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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이든 차용이든 미래에서 끌어다 쓰는 게 옳은 것인지
주의 뜻을 간구하며 기다리는 것이 맞는 건지 로또라도 해야 하는 것이 맞는 건지 그 어느 것도 나의 마음을 안정되게 하는 답은 없다 구하라 그리하면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을 것이니 나는 무엇을 구해야 하고 무엇을 찾아야 할까 돈의 노예가 아닌 주인이 되려면 손에 돈이 쥐어져봐야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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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총량의 법칙이 있다 나의 총량에 번뇌와 괴로움만 가득한데 언제 총량에 행복이 가득 해지나 부유를 나누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에는 운도 따르지 않는 걸까 슬픔이나 비관보다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감사하면서 살려고 했던 나에게 어떤 복도 도달하지 않는다면 내가 말하는 그 진리를 부정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다 내려놓았고 맡겨놓으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