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aranaim Lee
Sep 29. 2022
1
날이 좋다 인간에게 지구의 날씨는
이십 도가 가장 좋은 듯하다 스무 살이 가장
반짝거리는 시절이듯
2
요즘 심경은 가을스럽다
새삼 계절이 아름다웠지 싶을 정도로 나라는 인간이 노랗었구나 붉었었구나 반추하기도 하고 결국
다 떨어지고 나면 쓰레기가 되는구나 썩어 문드러져 흙으로 돌아가는구나 인간의 본질을 상기하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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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있어도 쓰질 않으면 무슨 소용이냐고
물질이나 재능이 그렇다 노라 존스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나는 왜 노래 부르기를 그만뒀는지 떠올린다 이럴 거면 목소리의 재능만큼 돈을 주지 그렇다면 지금 나의 번뇌가 상당히 줄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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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어먹을 헬스, 나에겐 홈트만큼 안 하게 되네 지금도 운동 가야지 해놓고 글 쓰고 있다 운동 가야지 마음먹으면 왜 글에 집중되는지 아 나는 청개구리 같은 인간, 이래서 학창 시절도 망했던 것 같다 복습해야지 하면 노래가 잘 불러지고 예습해야지 하면 춤이 잘 춰지고 시험공부해야지 하면 청소가 잘되고 수능 봐야지 하면 가사가 잘 써지던 그 시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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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사실 나가 너무 잘나고 아름다워서 어쩌고 이런 얘기는 못 쓰겠다 그렇지도 않거니와 그런 미덕을 탑재한 편이 아니다 부잣집 딸로 태어나 봤으면 할 수 있었을까 자존감이 낮은 편일 수도 있지만 자존심 때문인 것도 같다 그렇게 얘기하는 자신을 객관화시켜 보기 때문에 나르시시스트는 질색이고 난 진실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내 스스로 만족할 최상위 상태가 아니면 나은 체하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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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더 바닥인 나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다 노출증 환자처럼 치부를 드러내서 쾌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 드러내기 싫은 치부를 드러냄으로 나를 낮추는 것이다 나도 부족하고 어리석은 인간임을 고백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나를 환상 속의 그대로 보겠지만 나도 나를 환상 속에 가두고 싶은걸_그럴 수만 있다면 그 세계에서는 내가 가장 아름답고 최고이고 싶다 그리고 그건 내 꿈속에서나 가능할 것이다 타자의 환상은 비눗방울처럼 터지기 쉬울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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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는 초능력 대신 직관이 발달되어 있다 상대방이 머저리인지 등신인지 겉만 멀쩡해 보이는 모질이인지 간파한다 그렇지만 더불어 사는 사회니까 그러려니 관망하기도 하고 이해해 보려고 하고 안아주려고도 한다 그렇지만 지독하게 정이 안 가는 부류의 인간들이 있다 심지어 그런 인간들은 본인이 왜 사랑을 못 받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든 노력해봐도 안 되는 경우 방관하고 멀어짐을 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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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나는 너를 뭐든 이해하고 싶었다 우리는 어린 시절 대부분을 가족으로부터 학대를 받거나 과잉보호를 받기에 회피나 불안의 형태로 관계를 맺기 때문이다 내가 오래 지속하고 싶은 관계에게는 내 감정을 말하는 편이다 그리고 다신 안 볼 사이는 웃어주고 안녕한다 그렇지만 지속하고 싶은 관계에 감정을 전달했다고 상대방의 진심이 내게 오는 경우는 적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겠지 그들도 그들만의 안정적인 삶의 방식이 있는 거니까 이성에게 관심받고 애정을 갈구하고 환호를 들으며 내가 그래도 살만한 가치가 있구나 느끼기도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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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은 마약처럼 중독되고 의존되는 일일 것이다
어차피 인간은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애정 하는 경우는 드물다 상대의 외모가 마음에 들든 가슴과 궁댕이가 꼴리든 뚝딱 거림이 보호해 주고 싶든 뭐든 자신이 뭔가를 느끼고 느끼고 싶고 얻고 싶은 무언가가 상대에게 있기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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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단지 소통하고 싶었는데 그랬는데 지나고 보니 사람다운 사람은 십 프로나 될까 그래서 이곳을 통해 좋은 지인을 만나면 더욱 감사하게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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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분하라고 구별하라고 분별하며 살라고
너에게 상처 주는 자와 위로를 주는 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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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교회에 가질 못했다 그냥 더는 사람들에게
나를 오픈하는 게 싫었는지도 모르고 지금 내 나이대 사람들과 소통하기도 싫었는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나이는 왜 이렇게 묻는 거야 어려 보이네 생각보다 나이가 많네 지껄일 거면 아예 묻지를 말고 보이는 대로 대하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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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도 얘기했지만 나는 좋은 사람으로 살겠지만 착한 사람으로는 안 살 거다 그러니까 정신 나간 인간들이여
날 이용할 생각도 접고 되지도 않는 플러팅도 접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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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주제 모르고 여성 지인들에게 플러팅 하는
아재 댓글들을 본다 사람들은 역시 자신을 가장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