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주의 ; 印象注意

by Saranaim Lee

나를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나의 이미지와 실제의 내가 다르다고 전했다 첫인상은 차갑고 다가가기 어려워 보였는데 의외로 따뜻하고 다정해서 놀랐다고 객관적으로 그다지 차갑지 않은 외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내 외모가 주는 분위기에 나를 판단하곤 한다 어쩌면 낯가리는 동안, 그래봤자 5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겠지만 그 잠깐의 어색함에 비친 나를 차갑고 딱딱하게 본다는 것 그리고 그 어색함이 내 의지든 술의 의지든 깨어지기 시작하면 사교적이고 친절한 나를 본모습을 보고 의외라든지 반전 매력이라는 감상으로 반감보다는 반색으로 돌아올 때 불행 중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곤 했다 나에게 낯가림은 본능적인 브레이크에 가깝다 그 어떤 존재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이해하는 편이라 까다롭게 상대를 파악하지 않으면 내게 악영향을 끼치는 존재들을 곁에 두고 고통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노크도 없이 내 마음을 열어젖힌다 그들은 자신들이 본 인상과 달리 내가 따뜻하다는 걸 알고 금세 상해버렸다 꽃다발을 건네는 대신 곰팡이를 피우며 추하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냈다 그럴수록 마음에 찬바람만 불었다 차갑고 빈 공간을 보면 뭐든 넣어두고 싶어 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까 차갑게 대할수록 그들은 기어코 내 마음을 열고 어떤 요리가 될지 모를 호감이나 먹다 남은 마음들을 넣어두었다


그들은 나를 냉장고처럼 생각한 걸까


배고프거나 갈증 날 때마다 달려와 우리 그때 좋았잖아 그때 그 마음 그대로지 아직 상한 건 아니지 버려버린 건 아니지 끊임없이 되물으며 자신들이 넣어둔 마음을 꺼내먹었다 때론 냉동실에 얼려두곤 사라졌다가 기억조차 가물해질 때 찾아와서는 해동을 하려 들었다


사랑도 얼리면
유통기한이 연장될 줄 아는 사람들
해동되는 사랑은 없다
다만 곤죽이 될 뿐이다

냉장고를 연다 습기가 많은 야채나 과일은 쉽게 썩는다 대부분 수분으로 구성된 인간도 상하기 쉬운 고습한 종인 것이다 속이 무를수록 상한 마음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보기 좋은 레몬도 잘라보면 누렇게 상한 경우가 많다 빨리 성숙해 버린 인간 역시 쉽게 상하고 상처받는다 겉모습은 멀쩡해 보여도 자아가 단단하지 않으면 쉽게 무르고 상해 주변인들까지 부패하게 만든다 어쩌면 인간의 이기심, 편협한 사고나 그릇된 사상은 곰팡이와 같은 세균일 것이다 종국엔 이런 세균 전이 모든 인간들을 자멸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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