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의 존재는 나이브하지 않다
회개할 기미 없는 악한 성범죄자,
자신이 저지르는 일은 신의 계시라고 믿는 목사,
죄책감을 지니고 복수심과 양심사이를 고뇌하는 형사
세 캐릭터가 엮이며 주는 아이러니한 상황을
다루는 영화다
참고로 교회에서는 목사가 하나님을 모신다고 표현하지 않고 믿는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모신다는 웃어른을 모신다거나 무당이 자신들의 신이 나 귀신에게 쓰는 워딩이다 만약 저 교회가 일반적인 교회가 아니라 사명과 계시에 집착하는 영지주의 이단으로 설정한 거라면 이해는 된다
비슷한 단어로는 섬긴다는 표현이 있는데 한국 교회에나 쓰는 단어다
; 사실 섬김 다는 뜻을 원어로 해석하면 말씀을 따라 하나님과 걷는다는 뜻이다
아내(사모)가 아이가 없어졌다고 난리 칠 때 감정 연기가 어색하던데 대사 문제가 아닐까 생각했다
특히 차 안에서 회개하는 씬은 개연성 없이 그저 앞에선 선한 척하지만 뒤에선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의 역할만 부여한 것처럼 보였는데 남편과 왜 그렇게 어긋났는지 애초에 욕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는 여성이었는지 남편이 개척교회에서 돈을 못 버는 무능력함 때문인지 남편의 폭력 때문인지 애초에 캐릭터 설정이 부실하니 차 안에서 아내를 가스라이팅하며 간음죄를 회개시키는 씬은 긴장감이 떨어진다
불륜한 불륜을 알고도 모른척하던 목사는 아버지처럼 따르던 교회에 담임목사로 부임되길 기대하지만 진짜 아들 목사가 승계된다는 것에 억울해 눈물로 기도한다 그 교회를 맡게 해 달라고 이후 승계하기로 한 목사가 불륜으로 해외로 쫓겨나고 자신이 응답처럼 담임목사로 맡게 되자 뒤탈이 없게 하기 위해 아내의 불륜도 회개시키려 한다 둘 사이에 문제가 없어야 자신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극은 조금은 쉬운 길을 택한다 인간 심리를 복잡하게 보여줬어야 캐릭터의 관계에도 그들을 보는 관객에게도 긴장을 부여하는 매력적인 씬이 됐을 것이다
예를 들면 사모가 박박우기면서 자신을 의심하는 거냐고 대들지만 사진 증거를 보고 나서야 급태도 돌변하며 울면서 남편에게 사과하고 남편은 오히려 자긴 사랑하니까 다 이해한다며 주님께 회개하라면서 목사로써 가스라이팅했다면 극의 긴장도는 높아졌을 것이다
+ 개인적으로 류준열은 독전에서 그 차분한 사패느낌 소름 끼쳤는데 그 느낌 때문에 이 영화 캐스팅된 거 아닌가 싶지만 여기에서는 그냥 입만 나불대는 사기꾼 캐릭터라 가볍다 <리볼버>에서 개쓰레기로 나온 지창욱보다 매력 없었다
연감독의 작품에 가장 큰 문제는 대사다
대사에 서브텍스트가 없고 나이브해서 늘 웹툰에 가깝다
목사가 우연히 교회에 찾아왔던 성범죄자를
자신의 아이를 납치한 납치범으로 오해하고 쫓다가 일이 더 커지면서 자신의 죄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신에게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계시의 디벨롭이 약하다
애초에 아내의 외도도 계시를 통해 우연히 알게 되었다든지 자신이 받는 계시의 전조증상이 조금 더 확실했어야 범인을 처리할 때 의심과 범죄사이에서 혼란스럽다가도 계시에 확신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심리학교수를 통해 목사가 아포페니아(무관한 현상에서 규칙과 연관성을 찾는) 심리상태라고 형사에게 설명하던데 차라리 취조실에서 형사와 목사가 대화하면서 계시에 대해 확신을 갖은 목사의 상태를 보여주다가 o.s(오프더스크린)로 교수님의 심리상태 설명으로 넘어가면 자연스러웠을 텐데
플롯의 개연성도 나이브하다니
목사가 서로 죽인 것으로 꾸미려던 클리셰도
형사가 목사를 의심하고 이후에 죄책감으로 범인을 죽이니 살리니 양심과 싸우는 씬들도 너무 유치해서 끄고 싶, 캐릭터, 플롯, 개연성 다 중구난방 과잉된 세계관에 갇힌 이 영화 그렇게 보면 친절한 금자씨나 밀양은 명작 중 명작인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