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VII

by Saranaim Lee

밤하늘에 박혀있던 새들이 눈을 떴을 때

쏟아지는 지저귐을 들을 수 있었지

입술 없이도 노래하는 천사처럼

앉은 자리마다 입을 모아 찬양하는

빛의 운율이 있었지


오아시스에 비친 별을 떠다가 흘려버린다

행운의 편지처럼 어디든 흘러가라고


세계의 끝에 도착한다면

그곳에 신이 있다면

답장은 꿈으로 송신해주시길


신은 천 캐럿의 다이아몬드

손에 쥘 수도 없는 빛으로 태어났지


꿈을 꾸고 갚는 일처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빌리고 빌고

빌리고 비는


좀처럼 입에 붙지 않는 대사를 외듯

더듬거리며 별자리를 쫓으면

조명이 꺼진 무대 위에

유령처럼 서 있었다


커튼콜처럼 쏟아지는 유성들


우리는 희미해지는 것들에 사로잡혀

의미를 기록하려 들었지


일기나 유서처럼


미몽을 꾸다 보면 계몽이 될까

벌거벗은 얼굴로 물을 긷는다


As above, So below*


약속을 구속처럼 목에 걸고

꿈으로 잠식할 때


사람이라는 단어를 다듬으면 사랑이 될까


별의 원소로 지어진 인간은 행성일까 항성일까


수 많은 질문들을 적어내려가다가

여름이 되었다


아직 꽃도 피우지 않았는데

몸이 부풀고 있었다

무화과가 익어가는 계절이었다





*하늘의 뜻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키워드

영감, 인기, 매력적인, 희망적인, 평화, 창조, 이상형, 주색, 새로운 시작,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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