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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Oct 22. 2021

당신은 믿지 않겠지만

: 믿음은 어떻게 피어나는가!

가난한 사람들은 믿음에 야박하다. 사람들에게 기만당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다 보면 어느새 믿음은 가난하고 착한 사람들에게 불씨가 된다. 그것이 내 옷을 태우고 자신까지 태워버리는 화마가 되어버리기도 하니까. 영화는 불행의 구렁텅이 같은 세상에서 서로 말이 통하지 않지만 이해할 수 없는 언어로 위로를 주고받는 네 사람이 동행하는 사흘간의 따뜻함을 쫓는다. 우연이 계속되면 운명이라는 말이 있지만, 계속되는 우연은 작위적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전형적인 일본 영화에서 자주 보이는 과잉된 감정의 캐릭터들은 한국인 캐릭터가 입기에는 튀는 옷에 불과하다. 또한 여주인공이 가수라는 꿈을 위해 기획사 사장과 관계하면서 그를 사랑했다는 설정은 우리나라의 90년대 정서에나 닿을 만큼 도태되어있으며 번역체의 대사들이나 천사라는 소재를 직접적으로 제시하고 표현한 부분들로 인해 감동할 수 있는 극의 흐름에 방해된 점들은 아쉽다. 차라리 일본 로케이션으로 한국인 배우들이 등장하는 일본 영화였다면 어땠을까? 늘 그렇듯 일본 영화 특유의 장점을 강점으로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천사의 얼굴을 끝까지 보여주지 않았더라면, 그 천사가 바로 이 영화를 보는 우리였다면, 불씨는 보는 이들의 마음으로 번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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