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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Oct 22. 2021

나의 흑역사 로맨티카

저런 친구 꼭 있다 순수한 찐따! 어쩌면 나의 어린시절도 저랬는지 모르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딴딴따단 결혼식 예행연습을 하며 사랑의 판타지를 키웠는지도

 

초등학교 때 내가 좋아하던 남자들은 죄다 잘 생겼었다

지금 봐도 잘 생긴, 그러니까 날 때부터 안목이 수준급이었던 것이다 

그때의 나는 꾸밀 줄도 모르고 젖살 가득한 동그란 얼굴에 안경까지 끼고 있어 

남자들 눈에는 매력없는 찐따처럼 보였겠다 싶다 그런 애가 자길 좋아한다고 고백해오니 

당황할 수 밖에 없었겠지 


단둘이 어울릴 땐 내가 좋다더니 막상 걔가 다니던 학교로 전학 갔을 땐 날 모른척하던 녀석도 있었다

친구가 짝사랑하던 왕자님을 함께 짝사랑하던 학기도 있었다 


사랑은 전염되기 쉬운 바이러스다 

마치 사랑하기 위해 태어난 것처럼 끊임없이 사랑을 하게된다 


같은 반 남자애 Y를 좋아했었는데 그 친구는 귀여운 S에게 미쳐있었다 그애를 위해 점심시간에 장미꽃을 사오던 로맨티스트였다 그는 나를 혐오했다 그때의 나는 아싸였고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인싸들만 좋아했었다 그럼에도 그런 내가 좋다고 피아노학원까지 쫓아오고 집까지 찾아와서 창문을 깨고 반지를 주던 녀석 L도 있었다 도대체 내가 왜 좋은거야 나는 짝사랑 전문 그에게 네 친구 H를 좋아하고 있다고! 넌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도 아니라 무섭다고 차마 말하진 못했지만 나한테 차인 그는 분노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왕따가 더 심해졌던 것 같았다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나를 좋아할 확률?!


고아에 불치병을 가진 못생긴 찐따녀가 대단한 집안에 잘생긴 아드님과 사랑에 빠질 확률은?

사실 찐따에게 처음부터 무례하게 굴어놓고 굳이 찾아가 사과까지 하고 둘이 눈 맞는다는 설정이나 두 사람이 찐사랑이 되어 고런 부모님 모셔다가 스몰 결혼식까지 하는 것 자체가 개연성이 떨어지지만 

관객은 그저 두 사람의 사랑을 즐기면 된다 이것은 판타지 로맨스 영화니까!


이탈리아에서 이탈리아노와 랜선 연애하고 싶은 여성분들 여기여기 붙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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