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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Oct 22. 2021

히스테리아

1

빗소리를 듣는다 마음의 안정이 필요하다


2

요가매트를 사놓고 펼치지 않는다 펼치지 않는 우산은 쓸모가 없지 

나는 지키지 못한 다짐들로 옴팡 젖고 만다


3

세시간 자면 깬다 다시 드라마를 보다 한 두시간쯤 잠들었다가 반쯤 감긴 눈으로 한장면도 놓치기 싫어 억지로 깬다 불면이 내게 찾아오는 것보다 내가 그를 놓지 않는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찾아들었다 


4

히스테리아_자궁이 범인이라는 혐의를 프로이트가 벗겼으나 여성호르몬 대방출 기간에 유독 히스테리가 심해지는 건 사실이다 특히 프로게스테론의 증가로 성대가 맛이 가는 일은 다반사이다 노래하던 나는 여성으로 태어났기에 매달 특정 기간마다 목상태가 좋지않은 경험을 해야했고 그것은 약점이 되기도 했다 그뿐인가 불쾌한 가슴통증 복부팽만 가스 기분장애까지 폭풍처럼 몰아치면 정말 자궁이 범인인가 싶을 정도가 된다 나는 매달 요통과 쏟아지는 잠으로 그 기간을 버틴다 그럼에도 생리휴가는 꾀병휴가처럼 쓰인다는 게 현실이다 심리적이든 호르몬 문제든 여성은 그 이전에 마녀로 의심받아 화형당하고 이후로는 그날이냐는 말로 화형시킨다


5

일에서는 완벽주의자인데 

사랑에서는 머저리가 따로 없다


6

인간을 믿느니 차라리 신을 믿겠다


7

저는 아주 건강합니다

긍정적인 태도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무의식을 무시할 수 없어서요


8

다들 가지고 있잖아 샴쌍둥이처럼

이해할 수 없는 자아를


9

빗소리를 들으면 잠이 쏟아진다

꿈으로 익사하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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