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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Oct 22. 2021

질투의 역사

오래전 이야기인데 정말 딱 남자들이 말하는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우리 교회에 나왔는데 오자마자 그 친구와 수련회를 같이 가게 되었어 우리는 이름만 아는 딱 그런 사이였는데 다니던 교회 애들 특징이 타인한테 손을 내밀어주지 못하고 끼리끼리 다녀서 이 친구가 외로울 것 같더라고 그래서 잘 챙겨줬었는데 엄청 고마워하더라 그때부터 마음을 좀 열었던 것 같아 다른 청년들하고도 조금씩 어울리기 시작했으니까


걔는 그때의 일을 너무 고마워하면서 언니 언니 잘 따랐는데 어느 날 그 친구가 소개팅을 해주겠다는 거야 뜬금없이 언니한테 잘 어울릴 것 같다면서 무튼 거절하기 뭐해서 만났는데 매드 크라운 같은 느낌의 평범한 직장인이었어 싫은 건 아니고 착한 사람이구나 정도였고 나보다 두 살인가 오빠였는데 첫 만남 때 장미꽃을 사 왔었거든 그 자리에 이 동생도 나와서는 장미꽃 사 왔냐며 엄청 놀리는 거야 자기한테는 꽃 한 송이 준 적도 없다면서 서운해하기까지 하는데 당황스럽더라고


그 후 그 동생이 날 피하는 것 같아서 만나서 대화를 해야겠다 싶었거든 만났지 만나서 어렵게 마음을 들어보니 그 남자를 짝사랑했다는 거야 막 울면서 이야기하는데 뒤통수를 진짜 후려쳐 맞는 기분이었어 근데 왜 소개해줬냐니까 얼버무리는데 느낌상 그 남자분이 우연히 내 사진 보고 소개해 달라고 하니 해준 것 같았어 그날 위로해줬지만 그건 푼 게 아니잖아 그 남자와 어쨌든 나는 데이트도 했으니까 그 뒤로 동생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하고 어울리더라고


이상하게 열등감 있는 동성들은 언니 너무 예쁘고 착하고 좋아요 언니가 내 롤모델이었어 그리고는 쌍년을 만들지

여자들끼리도 서열이 있었으면 하는 생각도 해본 적 있다니까 남자들은 질투보다는 인정을 해버리니까 뺏기거나 지면 질투를 하더라도 꼬리부터 내리니까


여자들이 의리 없는 거냐고 생각하는 사람들 많겠지만 또 그건 아니야 생각보다 있는 애들도 많거든 나 또한 그렇게 살았고 심지어 착한 친구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네가 더 행복해야 한다면서 서로에게 엄마가 되어주기도 하니까 꼭 그런 것만은 아닌데 한순간에 은혜를 원수로 갚는, 특히 이성문제로 눈 뒤집히는 부류가 대체적으로 여자들 중에 많다고 느꼈을 뿐이야


질투,


질투만큼 잔혹해지는 감정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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