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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Nov 24. 2021

사랑은 누구의 것인가

누군가와 사귀는 거 너무 무서워서 짝사랑만 하는 편이에요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책임지는 것도 무섭거든요 내가 내 마음을 어떻게 장담해요 언제든 어떻게든 변하는 게 사람이잖아 그럼에도 나는 언제고 사랑에 빠지고

내가 나를 불신하고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 오래전부터 저는 사랑에 대해 회의적이었습니다 사랑은 없다고 그딴 건 이 땅에 없다고 외치던 사람이었다고요


처음부터 연애가 두려웠던 건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마음에 누군가를 들이는 일이 괴로웠던 건 사실이었어요

누군가 나의 담장을 넘어오려하면 설명할 수 없을만큼 혐오스럽게 느껴졌을 정도로


이유를 모르겠어요 자기 불신에서 비롯된 걸 수도 있고 단지 관계를 형성하는데 어려움을 느껴서일 수도 있고 아이가 엄마와의 관계에서 어려웠으면 타인과의 관계맺기도 잘 안된다니까 그게 원인일 수도 있겠네요

남친이 우리 가족과 밥을 먹어도 견디기 힘들었어요 그가 낯설게 느껴지면서 이질감이 혐오로 바뀌는 괴로운 순간들이 있었어요


그리고 이 모든 괴로움들은 서른이 되고 나서야 벗겨졌습니다 사람을 마침내 마음에 들이기 시작했던 거죠


자기 확신이 생겼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 무엇을 해야할지 어떻게 살지 보이니

타인을 볼 때도 환상이 아닌 한 인간으로 볼 수 있었어요

지금도 나의 사랑에 확신을 갖는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겠지만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다 생각했더니 내 것이라고 생각할 때보다 관리하기 쉽더라고요 마음도 내 것이 아니다 생각하면 관리하기 쉽지 않을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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