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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Feb 04. 2022

구정

; 구정물같은 기분으로

1

끝없이 자고 자고 일어나 남은 전과 만두로 부대찌개 해먹고 부모님께 용돈 보내드리고나니 설연휴가 다 끝나있었다 명절마다 전과 만두를 하는데 올해는 나도 힘들고 동생도 전부치기 싫다고 해서 백화점에서 사다 먹었다 가성비 오지게 떨어진다 직접해 먹는게 역시 맛도 있고 양도 많고 오만원이면 시장에서 몇배는 더 많이 사왔을텐데 추석에는 재래시장으로 가야겠다


2

잡생각이 들길래 아임 솔로를 재생했다 역시 남들 연애하는 게 제일 흥미로워 인간의 심리를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니까 근데 매번 볼 때마다 느끼지만 남자들 상태가 왜 자발적 솔로가 아닌 도태된 솔로인가 아니 여성 분들하고 잘 어울릴만한 사람을 데려와야지 여성분들 외모도 좋고 심지어 능력도 좋더만 사회에서 만났으면  1초 컷으로 까일만한 남자들이 나와서 어쩌고 저쩌고 어필하는데 절로 이마짚된다 절대 저긴 나가지 말아야지 근데

좋은 사람은 어디서 만날 수 있는 거지


3

남자들이 착각하지 말아야하는 부분 중 하나가 매력이다  단순히 외모가 좋으면 다수에게 호감도가 높아지지만 매력이 없으면 빛좋은 개살구다 특히 입 열면 깨는 스타일은 잘 생긴 외모가 아까울 정도다 여기서 밸런스 게임을 해봐도 좋을 것이다


평범한데 위트있는 남자 vs 잘생기고 재미없는 남자


나는 무조건 전자였다 전자랑 연애해도 이상형은 소나무 처럼 비슷한 외모를 좋아한다 그것은 본능적인 거니까 또다른 예를들면, 내 기준으로 덩치있는 남자는 이성적으로 안끌려하는데 덩치가 있어도 끌리는 남자가 있다 그는 내 기준을 부술만한 매력을 어필한 것이다 반대로 잘생기고 어린 연하남이어도 끌리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 그럼에도 훈남에 위트있는 남자는 사람 미치게 한다


4

단순히 정형화된 미남이라고 좋아할 것 같았으면 연애가 쉼 없었을 것이다 내가 잘난 사람들만 골라 만날 것 같으면 이미 결혼도 했겠지_부유한 아재나 할배에게 시집가서 좋은 집에 좋은 차를 타면 그게 행복인가 지옥이지 지옥, 명품백 들고 돈지랄하려고 결혼 한거면 그냥 몸을 팔던가 스폰을 받아라 자식들이 불쌍하다 평생 나랑 눈맞대고 살 남자를 사랑하지 않으면 그게 무슨 행복이고 무슨 기쁨이겠어 그런 마인드를 가진 건 꽃뱀이나 제비들이다 절대 일반인이 아니야 요즘 제비들도 연예인 꼬셔서 결혼하는 마당에 꽃뱀짓 하려면 차라리 돈 많은 연예인이랑 결혼해라 아재할배 뒤질 날 기다리지 말고 사랑을 해 사랑을_어쨌든 나는 스폰 받기 싫어서 가수든 배우든 오랜 꿈을 버렸다 내 자식에게 떳떳한 부모이고 싶어서

이쯤되면 그래 가난한 남자 만나면 그딴 소리가 나오겠냐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까 단순히 외모, 능력 말고 사람을 보라는 것이다


5

사람만 본다는 게 뭔데요 못생기고 능력없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요, 같은 흑백논리가 아니니 도태남들은 박수칠 거 없다 반대로 착한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니다 멍청하고 우유부단한 마마보이가 착한 남자라는 포장은 벗겨진지 오래다


제발 본인과 수준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세요


재벌에 시집가려는 신데렐라한테 하는 소리 같겠지만 집안 수준차이는 내게 재력보다 부모들의 가치관 차이다 부유한 집안이어도 돈보다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부모밑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부유하든 가난하든 돈돈 거리는 사람을 만날 이유가 없다 재력이나 능력을 떠나 가치관이 비슷한 집안끼리 만나는 게 가장 올바른 만남일 것이다

그게 절대 쉽지 않겠지 대한민국에서는 가부장적이지 않은 집안만 만나도 대박일테니까 올바른 가치관을 지니신 부모님들을 만난다면 지옥이라고 부르는 결혼도 내게 두번째 인생을 살게 하는 어떤 문이라고 생각한다

시부모도 내 부모다 내 남편을 낳아준 사람이고 내 자식의 조부모이고 나를 위해 기도해줄 두번째 부모라고 생각하기에 시부모님들의 가치관이 중요하다


6

한번도 부유한 남성을 만난 적이 없었다

늘 외롭고 아픈 사람들을 만나왔던 것 같다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든 고아였든 나는 사람을 본다

그 사람의 중심이 무엇인지 그의 가치를 본다

태어나서 어떤 가치를 가지고 살아가려는지

올바른 가치관을 지닌 사람은 삶의 에티튜드가 다르다

게으른 것과 가난한 것이 다르듯

선한 사람과 악한 사람은 삶을 사는 자세로

구분할 수 있다


좋은 사람은 자신의 우주를 기꺼이 보여준다 자랑이 아니라 부끄러움없이 보여주고 내어준다


7

110볼트에 220을 꽂으면 터진다


나와 한두가지 코드가 맞는 사람은 많았지만 열가지 이상 맞는 이는 드물고 그 이유 중 하나는 가치관의 차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번만큼 베풀어야한다고 생각하고 그 베품은 헤픔이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몸으로 가서 하는 봉사가 베스트고

그 다음이 물질로 하는 것이다 시간과 돈은 비례하니까

나는 봉사만 하면서 못 산다 그런 타입 아니다 퍼주는 거 좋아해도 어디까지나 내 주변까지다 정도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봉사와 희생에도 사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한 봉사는 나의 희생으로 죄책감을 덜거나 보람을 얻는 사치의 일종이다

행위에는 의미가 있어야 한다

좋은 일이 있어서 나눠야할 때 몸으로든 물질로든 봉사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자랑되게 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자랑을 하게 된다면 모두가 참여하게 하는 자랑은 선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


9

남편이 물질을 손에 쥐고 움켜쥐는 타입이라면 베풀며 누리는 감사를 절대 함께 느끼지 못할테고 그런 타입이라면 평생 생색이나 내면서 이기적이게 구는 인간인데 가장 추한 타입이다 반대로 헤프게 쓰는 타입은 집안 거덜낸다 집안 뿐 아니라 주변까지 거덜내서 철창간다 여기에 도박하거나 여자 문제까지 일으킨다면 범죄자를 만난 것이다 운이 없었다기에는 과한 불행이다 차라리 혼자 사는 게 복일 것이다


10

여성들이 요즘 찐따남을 원하는 이유는 나대지말고 중간만이라도 가라는 의미다 찐따라는 단어의 의미가 부정적임에도 불구하고 밖에 나가서 사고치고 다닐 바에는 그냥 집구석에서 등신같이 있는 게 낫겠다는 말이 얼마나 서글픈 대답이냐


개새끼 vs 애새끼


여전히 유효한 단어인 것


역사는 같은 방향으로 흐른다


11

Q1. 그,그러니까 누, 누나 이상형이 뭐,뭐에오?


같은 질문을 하면 외형적으로는 가까운 사람이 상위 0.1프로니 너랑은 관계없다 물론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들도 만나봤고 단지 철없고 코드가 안맞아서 빠이친 경우가 많다 차인적 물론 있어도 애초에 호감표시했을 때 까였던 거 말곤 없다 본인이 적어도 아이돌이나 배우가 될 뻔했던 외모였다면 혹 인기가 제법 많은 타입이라면 혹 매력이 상당해서 안 넘어오는 사람 없었다면 가능할 수 있다 물론 내 호감정도 말이다


Q2. 결국 누, 누나는 잘 생기고 어,어린 남자가 좋다는 말인가요?


나보다 스무살 많아도 섹시하고 지적인 남자면 사랑했을 테고 나보다 스무살 어려도 가치관이 잘 맞으면 사랑했을 것이다 나이와 끌림은 별개의 문제다

잘 생기고 못 생기고 보다 매력이 있고 없고가 중요


Q3. 그럼 끌리는 사람은  어, 어떤 사람인데요?


내가 피곤하게 여길 하이텐션이어도 기분 좋게 만드는 타입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차도남이어도 싹바가지 없는 타입이 있다 매력이 먼저이고 가치관과 예의를 본다 개소리 지껄이는 자는 대스타여도 극혐한다 그게 내가 단순한 얼빠가 아니라는 증거다 아이돌이든 배우든 깊게  빤 적이 없다 그들을 향한 마음은 취향의 선택이고 호불호의 문제지 이성관계가 아니기 때문이다


12

아, 이 사람이다 하는 순간

멀리까지도 보게 된다는데 궁금하다

그게 있긴 해?

인연이나 운명 같은 거

전생에서나 가능할 것 같은데

바르고 바른 선비님이 취향이니까

전생 판타지물이나 써야겠다


13

샤워를 하고 머리카락을 말리는데 이토록 청순한 나를 못보여주는 건 미래의 당신에게 아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14

비혼주의자였는데

비혼을 주의하는 게 비혼주의자인가

낱말들이 남말같다


15

단어 선택도 중요하더라

예쁘게 말하고 진실되게 행동하는 사람보면

찐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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