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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May 14. 2022

알만한 이야기

20220410

1

이제 나를 알만한 사람은 끄덕일 얘기겠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부모가 가난하던 부유하던 부재하던 상관하지 않는다 가정환경이 인간에게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부유하면서 인성이 좋은 부모를 둔 집안은 엘리트 집안보다 더 극소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그것은 판타지로 남겨두는 편이다


2

어린시절 산골과 외지로 개척을 하시던 부모님 덕분에 내 주변의 지인들은 죄다 외롭게 살았다 조부모와 살거나 편부모와 살거나 친인척 집을 전전하거나 부모가 감방에 가거나 두 분다 돌아가시거나 폭력적인 아버지와 매일 지옥에 사는 친구도 있었다 그 친구들에게 기꺼이 가족이 되어주곤 했었다


3

누구보다 적어도 섣부른 동정이나 구별은 두지 않으려한다 물론 심리적인 부분은 무시할 수 없고 그것은 함께 치유하고 보듬어야 한다고 나조차도 어릴 때 부모에게 받은 상처를 고스란히 가지고 있으니까


4

한때 고아를 만나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었다

그 사람에게 내가 가족이자 그의 전부이고 싶어서 소유욕이라는 것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것인가


5

그렇지만 전 썸남을 생각하면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부모에게 발목잡혀 피빨리는 인생, 그것보다 고아로 살아도 자신의 인생을 가치있게 살아가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를 그 누구보다 존경하고 사랑할 것이다


6

사람을 본다는 것은 이런 것이다 예를 들면

얼마나 버는가 벌었는가? 그게 중요한가 아니 그것으로 그 사람이 생각하는 가치의 기준을 볼 수 있다 편법을 쓰는가 법을 잘 지키는가 남을 해하는 일로 재산을 증식하는가 남에게 피해를 주며 재산을 지키는가 능력있는 사람 누군들 마다하겠냐만은 가치관이 바르지 못하면 그 돈도 썩은 양파와 다름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특히 나누고 베풀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미래가 불투명하고 좋은 이들이 붙질 않으니 고립되고 어두울 것이다 반대로 육신과 정신이 헤픈사람들은 미래가 투명해 자신과 자신의 것들을 모으지 못해 삶이 죄다 흩어져 가치없게 살게 되겠지


7

욕망이 이끄는대로 따라가는 사람은 결국 끝에 허무를 보게 될 것이고 그곳에는 노력이나 능력의 결과물이 없기에 시간만 낭비한 한량이 될 것이다 아무것도 손에 쥐지 못한 채 남탓이나 자기 탓이나하며 입버릇처럼 난 원래 이래, 불행하게 태어나서 그래, 쟤 때문에 이래,

벗어나보려고 노력을 하긴 했는지 발버둥치고 바닥에서 부터 기어올라와 봤는지


8

삶이 불행으로 지속되면 브레이크를 밟아도

불행으로 나아간다 관성의 법칙이다 이 법칙을 깰 수 있는 건 그 불행의 도로에서 나오는 것이다 어떻게?


도로를 달리는 꿈에서 깨어나라


9

사람이 1년이라는 기간 동안 배우거나 지속하면

뭐든 할 수 있대 공부든 언어든 다이어트든 악기든 꾸준히, 그놈의 꾸준히를 못해서 우리가 시지프스가 되어가는 것이다 제길,


10

요즘 계속 여기저기서 까인다 분석을 해보고 싶은데 이게 문제다 까이는 건 케바케일텐데 왜 인지 알고 싶어하고 알면 바꾸고 싶고 바꾸기 위해 또 나를 얼마나 타인에게 맞추려 할지 그렇지만 타인이 좋아하는 거라면 나 역시도 좋아할만한 이유가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11

멋있게 살고 싶은데 멋있어지는 거 생각보다 어렵다 더 독해지고 집중해야지만 얻어낼 수 있는 고도의 득도가 아닐까 무너지고 무너지면서도 끝끝내 쌓이는 젠가처럼 오늘을 살고 내일을 살고 무너지고 쌓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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