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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aranaim Lee May 14. 2022

몸과 정신

20220420

1

몸이라는 것은 나를 지배할 수 있는 걸까


2

지난 일요일이 배란일인지 몰랐는데 몸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다


3

호르몬이라는 것은 나를 좌우할 수 있는가


4

나의 기분은 내가 선택할 수 없는가


5 꿈 I

우리는 반지하 셀렉트숍 창문으로 동전 던지기를 했다

꽤 많은 돈들이 들어갔고 매장으로 들어가 정리를 하려는데 같이 어울리던 남자애들 몇몇이 미친 짓을 해서 경찰을 불렀다 그들은 하나같이 거짓된 진술을 했지만 우리에게는 시시티브이가 있었다 그 남자애들 사이에 내가  짝사랑했던 그 애도 있었다 나는 다 들리게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랬다면서 인간들 남자 새끼들 어쩌고 욕을 퍼부었다 그들은 내 친구의 옷도 훔쳐갔다


6 꿈 II

화장실이 오픈식이었다 5미터의 동굴식 복도를 지나면 거실이었는데 볼일을 보는 내내 엄마가 식구들과 식사를 하시며 잔소리했다 아니 싸고 있으니까 보지 말라고 극도의 짜증이 밀려왔다 주말이었고 놀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엄마가 집에 와있다는 사실이 더 끔찍했다 심지어 걸려온 친구의 전화도 퉁명스럽게 끊어버렸다 머리를 감으면서 나는 지옥이 다시 시작된 건가 집을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


7 꿈 III

결혼을 했더라 시댁에서 살고 있었는데 시할머니가 센캐였다 심지어 첫째 아주버님에게 오천만 원을 주겠다고 하셨다 장가가라고 우리에게는 삼십 프로를 주겠다고 하셨다 나는 돈은 필요 없고 여기서 독립하게 해달라고 했다 남편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별 볼 일 없는 사람이었던 걸로 안다 내가 왜 이 사람과 결혼했는지는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지만 이혼하고 싶어요가 목 끝까지 차오른 것만 봐도 대략 알 수 있었다


8

위대한 사람들에 비하면 나 같은 사람은

멍청한 사람들에 비하면 나 같은 사람은


9

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잖아요

실망이라도 없어서 다행이야

인간을 덜 미워할 수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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