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aranaim Lee Jun 13. 2022

물성의 한계

20220613

1

탄생석이 에메랄드라고 했을 때 다이아몬드나 붉은 계열의 보석이 아니라서 아쉬웠다 그래도 오월에 태어난 나의 탄생석은 에메랄드


2

녹색은 자라나고 자라나는 것들이며 생물의 그늘이며 낙원이며 부활이며 번영이며 산화된 코발트와 아연이 뒤섞인 악마이며 괴물의 피며 곰팡이로 피어난다 이토록 신비롭고 기괴한 빛이 있을까 싶고


3

사진 속 반지는 취향에 맞는 반지인데 가격도 가격이지만 크고 무거워서 끼고는 못 다닐 것이다 보석은 전시될 때 가장 아름답다


4

아름다움은 소유할 수 없고 나는

나를 전시할 때 가장 아름다웠지


5

결혼반지는 손가락에 타투를 할 거라고 생각해왔는데

타투도 시간이 지나면 흐려질 텐데 사랑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인간의 감정은 퇴색되어도 처음과 같은 마음을 상기할 수 있는 것이


6

방향이 부는 대로 고개를 꺾는 마음들


7

전기적인 신호나 데이터 정보를 선으로 송출할 때 최고는 은이다 구리를 8n 9n 10n급으로 순도를 높인 들 구리는 은을 이기지 못한다 이것은 곧 물성의 한계다


8

인간 또한 그러해서 나는 순도가 높은

인간들에게 집착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여름이 지나간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