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_ 26

모래우물

by 외별

<모래우물>


이십 대 풋풋했던 여자가
나와 결혼을 해,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됐다

삼십 년을 넘겨 사는 동안
어디서도 목청을 한껏 높이는
억척스러운 아줌마가 되고,
얼굴엔 가득 실개천이 파였다

그 모습을 보는
늑골이 묵지근하다

사랑한다는 말도 하지 못하는
사막 같은 사내가,
빈손으로 우물을 판다


아내 가슴 적셔줄 물,
한 방울조차 긷지 못하는
모래로 만든, 우물


/외별/

목,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