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作詩 <반영半影>과 해설
<반영半影>
거울 같은 슬픔은
그 무엇도 소리 내어 울지 않는다
세상은 내가 아픈 만큼, 슬프고
나보다 먼저 울지 않기에
거울 안에서는, 비극마저
조용한 침묵이다
때로는 갈가리 조각난
빛이라 해도,
거울은, 늘 비춘 만큼의 침묵으로
비극을 견디고
부단히 지나온 내 비극도
제각기 찢겨나간 세상에서
거울처럼 침묵하고
/外別/
반영 뜻
광원에서 나오는 빛이 물체를 비추었을 때 생기는 그림자 가운데, 빛이 부분적으로 도달하는 침침한 부분. 본그림자 주위의 흐릿한 그림자를 이른다.
<자작시 해설>
나의 詩 <반영>은 말하지 못한 슬픔이 어떻게 마음속에서 살아남는지에 대한 詩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종종 슬픔을 경험하지만, 그것을 타인에게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감정은 목소리를 갖지 못하고, 대신 표정이나 침묵으로만 나타난다. 나는 이 시에서 슬픔을 거울을 통해 이 침묵의 성질을 드러낸다. 거울은 소리를 내지 않으면서도 모든 것을 비춘다. 고통을 표현하지 못하는 자아는, 결국 거울처럼 감정을 반사하기만 하는 존재가 된다.
빛이 찢겨나가는 장면은 ‘희망마저 조각난 상태’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럼에도 거울은 변하지 않는다. 비극의 모습이 아무리 흉측하거나 파편적이라 해도, 거울은 그것을 침묵 속에서 견딜 뿐이다. 이는 말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한다.
마지막 연에서, 시적 화자는 자기 자신의 비극을 고백한다. 삶이 찢어놓은 사건들은 누구에게도 정확히 전달되지 못한 채, 거울처럼 조용히 머무른다. 화자의 비극은 소리를 잃은 비극이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는 오히려 말보다 더 무거운 진실이 담겨 있다. 결국 이 시는 '드러낼 수 없는 슬픔도 존재 방식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