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와 나무
<아들에게 쓰는 편지 _ 어머니와 나무>
사랑하는 아들
오늘은 또 어떻게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생소한 분야에 대해 학습하느라 아주 노고가 많았으리라 생각된다.
사람이 살면서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고 원하지도 않았던 상황에 닥치는 경우는 예상외로 많이 생기더구나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얼마나 현명하게 처신하고 대처하는지에 따라 그 사람의 진면목이 발휘되곤 하지.
울아들도 전혀 예상하지 않던 지금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면서 잘 해내고 있으리라 아빠는 믿는다.
사람을 가르치는 일이란 늘 주어진 직무의 크기보다, 미래의 시간을 책임질 희망을 인도한다는 소명의식 때문에, 의미의 크기가 너무 커서, 때로는 심한 마음고생으로 남들과 다른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 같더구나.
안 그래도 누구보다 아이들 마음밭 키우기에 진심인 네가,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있을지는 불을 보듯 환하다. 혹여 아이들 하나하나마다 네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어딘가에서 묻힐까 마음고생이 심할 우리 아들. 아빠는 너의 이 번민과 통증이, 참 스승으로 나아가는 성장통이라 생각하며 네 고된 어깨를 위로하고 싶구나
아래에 쓰는 글은 아빠가 한 이십 년 전쯤에 우연히 보게 되었던 글이다. 지은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글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던 아름답고 소중한 글이지. 해서 아빠의 블로그에 고이고이 담아두었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울아들에게 전하게 되어 아빠는 기쁘다.
울 아들이, 아이들에 전해 준 교훈적인 내용도 담고 있는 것이기에 네가 네 마음밭에서 더 풍요롭게 키워, 아이들에게 전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사랑하는 아들아
비록, 네가 서울과 멀리 떨어진 낯선 곳이기에, 처한 환경이나 상황이 너의 포부와는 다소 괴리되어 실망스러운 면도 있겠지만, 희망을 갖고 생활하길 바란다
그곳에서의 생활과 인내와 노력이 분명 우리 아들의 생애에 도움을 주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아빠는 믿는다. 결코 허송세월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시간을 위한 너 높은 도약을 위한 움츠림의 시간 준비의 시간이었다고 말이다.
아빠가 사랑하는 아들,
부디 자중자애하고, 항상 건강관리 잘하고 하루하루를 즐겁게 보내길 바라면서
아빠의 깊은 사랑을 전한다.
상욱아 사랑한다.
아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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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나무>
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는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 걸 골라야 할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물건을 살 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어 들지 말고, 먼저 장안을 둘러보고 사람을 찾아보렴. 입성이 남루한 노인도 좋고, 작고 초라한 가게도 좋을 것이야.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물건을 집어 들고 공손히 돈을 내밀어라.
오는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는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지.
또 오늘 산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는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
씨앗을 심을 때는 다시 옮겨 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 곳을 찾으렴. 위로 향하는 것일수록 넓은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난 본성대로 자랄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유지할 수가 있단다.
낙엽을 쓸지 말고, 주위에 피는 풀을 뽑지 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보다 하루에 한 번 나무를 쓰다듬어 주었는지 기억해 보렴. 세상의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드는 거란다.
우리는 바람과 태양에 상관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 때 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주렴.
무엇이 찾아오고 떠나가는지, 창가의 공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보렴.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보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야. 그리고 조금씩 다가오는 작별에 관해서도 생각해야 한단다.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 나무는 말라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당신이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떠나신 지금도...
그래서, 웃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