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네(本音)

사랑, 죽음, MBTI, 삶

by MDJ

#사랑

사람은, 무언가에 미치지 않으면 살 수 없는 존재이다. 사람이 가장 극한으로 미칠 수 있는 것은 사랑이다. 사랑은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정신질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에게 미칠 수만 있다면, 나는 기필코 정신질환자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사랑은 아름답고, 인간은 모순적이다.

"사랑이라는 몽상 속에는 현실을 버리고 달아나고 싶은 아련한 유혹이 담겨있다. 끝까지 달려가고 싶은 무엇, 부딪쳐 깨지더라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무엇, 그렇게 죽어버려도 좋다고 생각하는 장렬한 무엇."


양귀자 <모순> 속 문장


#죽음​

죽음은 그림자처럼 늘 우리 곁에 있다. 죽음이 나쁘다고 여겨지지만, 나는 삶의 가치를 깨닫게 해준다는 점에서는 좋다고 생각한다. 죽음은 우리가 살아있을 때 겪어볼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두려워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인간이 겪어볼 수 있는 가장 큰 고통과 절망이기에 가끔 느껴지는 두려움이 내 심장을 옥죄어올 때가 있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고 싶지 않기에 나는 오늘도 운동을 하고, 밥을 든든하게 챙겨 먹으며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

"Aujourd'hui, maman est morte. Ou peut-être hier, je ne sais pas."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첫 문장​


#MBTI​

나는 처음 만나는 사람과 친해질 때 MBTI 이야기를 꺼내는 것을 좋아한다. 그 사람의 모든 면을 알 수도 없고 내가 심리학 전문가도 아니기에 MBTI를 완벽히 맞추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통계적으로 4글자 중 상당히 많은 글자를 맞추곤 한다. 군대에서부터 MBTI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2년 간 많은 사람들을 관찰하며 분석해 보았다. 항상 전제하고 있는 것은 MBTI가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가 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이다. 단지 그 사람을 더 알아가고자 하거나 안 맞는 이유를 생각해 볼 때 활용하는 도구로 관심을 가지고 분석하였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MBTI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나의 MBTI가 INT-일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MBTI는 INTJ-A이다. 지하철을 탈 때도, 걸어 다닐 때도, 수업을 들을 때도 우주는 어떻게 팽창하는지, 인간은 왜 괴로워하는지, 고양이는 왜 귀여운지 생각하곤 한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고 내면을 분석한다. 그 사람들의 외형적인 특징은 잘 잡아내지 못한다. 확실히 내향적이다. 그래도 21살 때는 외향적인 편이어서 술자리나 모임을 자주 가지곤 했지만 군대를 다녀오고 확신의 I가 되었다. 주말에 약속을 잡는 것은 좋지만 이틀 연속 잡는 건 지양하는 편이다. 그리고 판단의 잣대는 언제나 감정이 아닌 이성이다. 더 중요한 판단일수록 감정을 배제하고 판단한다. 화가 나면 화가 식을 때까지 판단을 보류한다. 감각 경험에 의한 공감은 쉽게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공감은 어렵다. 내가 해야만 하는 목표에는 철저히 계획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소소한 일상에서는 즉흥적일 때도 있다. 가끔은 그러한 즉흥에서 자유를 느끼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남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게 좋을 때도 있고 좋지 않을 때도 있는데, 적어도 나에게는 좋을 때가 많다고 느끼기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선에서 신경 쓰지 않는다. MBTI의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둘 다 있지만 나는 그 사람의 내면에 대해 알아가는 데에 도움이 되는 도구로서 긍정적인 면이 더 많다고 느낀다. ​


#삶​

여러분은 각자 인생의 목적지가 어디인지 물어보면 바로 확실히 답할 수 있는가? 대답하기 어렵다면, 세계를 깨뜨리지 않은 것이다. 나는 목적지는 없지만, 삶의 목적은 확실히 답할 수 있다. 부와 명예가 목적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행복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일 뿐, 목적지는 아니다. 오히려 길고 긴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경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일상, 독서와 음악 감상을 하며 느끼는 정신적 풍요, 미시적인 목표부터 거시적인 목표까지 많은 목표들을 달성하면서 느끼는 성취감,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것이 내가 삶을 살아가는 이유이다. 또한 이것은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다.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새의 세계이다. 누구든지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여야 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

헤르만 헤세 <데미안> 속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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