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과 깨달음의 경계선
흔히들 인생을 길에 비유하여 인생의 여정을 나타낸다. 조금 식상하지만, 내가 깨달은 삶의 경험 중 인생의 갈림길, 그 위에서의 여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하고 어떻게 길 위를 나아가야 할 지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한다.
우리는 인생의 길을 걸어가면서 수많은 갈림길에 마주하고 선택을 하게 된다. 나도 지금의 나로 거듭나기까지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선택지에서 스스로를 신뢰하지 못한 채 선택을 강요받곤 했다. 내신을 받기 쉬운 동네 일반고에 입학할지, 내신을 따기 어렵지만 실력을 향상하기 좋은 자공고에 입학할지. 과탐 내신과 수능에서 어떤 과목을 선택할지. 인생의 첫 번째 좌절이 나를 옥죄어 올 때 회피할지, 맞서서 극복할지. 군대는 어떤 군에 입대할지. 복학 후 어떤 진로를 선택해야 할지. 삼성 직무 면접에서 어떤 영역을 선택할지. 어떤 글을 써야 많은 사람에게 감명을 줄지.
우리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갈림길에는 어떠한 표지판도 없다. 내가 그 길을 걸어가기 전까지는 어떤 길인지 정확히 알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내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후회하는 선택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럴 수 있었던 연유를 곰곰이 생각해 봤을 때 내린 결론은 바로 방황에서부터 도달한 깨달음이다.
우리가 아는 방황은 헤맴이라고 의역할 수 있지만, 내가 여기서 언급하는 방황은 조금 다르게 해석하고 싶다. 바로 '깊게 생각하는 헤맴'이다. 갈림길을 마주할 때마다 내가 걸어왔던 과거의 길을 되돌아보고, 현재로서 미래를 선택해야 하는 나에게 과거의 교훈을 되새긴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그 어떤 감정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 철저히, 잔인할 정도로 냉철히 이성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나는 21개월간 공군에서 복무하면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매일 생각했다. 정신적으로 방황했던 것이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내가 살아야 하는 이유를 끊임없이 나에게 물었다. 그렇게 내린 결론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그 수많은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시간 없이 하루하루를 보냈다면 아직도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물론 아까 말했듯이 아무리 고민해도 결국 그 길을 가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법이다. 그럼에도 고민의 시간은 앞으로 어떤 길을 선택할지에 대한 확신을 불어넣는다.
저 길이 어떤 길인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여태까지 난 내 길을 잘 걸어왔으니까. 진흙탕이 있는 길이라도 난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니까. 방황과 깨달음의 경계 위에 서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고통은 우리에게 깨달음을 주고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