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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한집 사는 우리 집 다섯 식구 이야기

by 늘봄

언제부턴가 내 일상에 여유가 생기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서서히 그렇게 시간의 여백이 생기기 시작했다. 유치원을 가고, 초등학교를 가고, 중학교를 가고, 고등학교를 가고... 우리 아이들이 시간 따라, 시간이 주는 마법의 보살핌으로 건강하게 제 길을 잘 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해 한해 내가 신경 써야 할 일들이 줄어들고, 내가 해줄 수 있는 일들이 줄어든다. 아이들은 또 앵무새처럼 "엄마! 이제 제가 알아서 할께요" 한다.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잘 알아서 하겠거니 하는 믿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욕심이야 한도 끝도 없겠지만, 내가 욕심낸다고 될 일도 아니고, 욕심껏 그리 자라주는 것도 아니기에 믿고 지켜봐주고 기다려보자고 내 맘을 다독이는 중이기도 하다.


이제 제법 큰 아이들 덕분에 내가 나에게 오로시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의 여유가 생겼다.

그런 시간이 주어지면 지금껏 미루고 참아왔던 일들을 욕심껏 해야 겠다고 오래전부터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막상 그런 시간이 주어지니, 서서히 물들었는지, 그간 적응이란 걸 너무 잘 해 그런건지, 나이가 들어 그런지, 만사가 귀찮아졌다. 외출도 귀찮아지고, 사람만나는 것도 부질없단 생각이 들기도 하고, 뭔가 새롭게 배우고픈 의욕도 사라졌다. 자꾸 집안에만 머물고 싶어진다. 너무 오랫동안 울집 울타리에 갇혀산 부작용인가보다.


그래서 울집 울타리안에서 뭔가를 시작해보고자 한다.

소소한 우리집 일상, 우리식구 이야기를 일기를 쓰듯 기록해 볼 생각이다. 우리들에겐 함께 해온 어제가 있고, 함께 하는 오늘이 있으며, 함께 해갈 내일이 있다. 지나가버렸지만 아이들을 키우면서 느꼈던 아쉬움과, 되돌릴 수 없기에 더 아름다운 우리들의 옛 이야기, 그리고 오늘도 아웅다웅 일어나는 일상의 부딪침, 그리고 꿈꾸는 더 나은 내일의 삶 그런 것들을 말이다.


막상 어떤 목적의식을 갖고 글을 써야 겠다고 맘을 먹으니, 그게 쉽지가 않다. 잘 할수 있을까도 의문이고, 성실히 해나갈수 있을지가 더 걱정이다. 글을 쓴다는 게 생각만큼 만만한 일은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이 몇줄을 적으면서도 자연스레 스쳐지나간다.


가진 재주는 미미하지만, 한줄 한줄 시간을 엮어나가면서 멈추지 않는 꾸준함으로 이곳을 채워가고 싶다.

아무도 나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지 않아도 외롭지 않게 이곳에서 그 고독도 달다고 느끼며 내 일상을 기록으로 풍요롭게 만들고 싶다. 기록을 통해 하루하루 발전해 가는 나의 모습을 꿈꾸며 이 도전을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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