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달맞이 가자. 어제 못 본 슈퍼문! 오늘이라도 봐야지. 왜냐구? 저녁을 너무 과하게 먹었잖아. 달님 얼굴도 좀 보고, 걷다보면 소화도 좀 되고, 뱃살도 좀 줄어들겠지!
얹그제 그 난리는 누구의 변덕이었던가? 상상을 초월하는 집중 폭우에 누군가는 하늘을 우러러 "하늘도 무심하다"고 목놓아 울었을 법하다. 그렇다. 오늘 이 화창한 하늘을 보니, 하늘은 마음이 없는 게 틀림없다. 맑게 갠 하늘에 오늘은 환한 슈퍼보름달이 떴다. 우와! 감탄사를 보내며 그 느낌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자 셔터를 눌러 보지만, 내 눈으로 보는 달과 카메라 렌즈 사이로 보이는 달의 괴리가 크다. 그 느낌만 간직하자.
울택상은 고독한 휴가를 위해 집을 비우고, 우리 큰 아들은 점심을 먹기 무섭게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집에 갈라고!" " 왜?"
같은 반 친구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단다. 자기와 가까운 자리는 아닌데, 혹시 모르니까 조심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오늘은 일찍 집에 오겠단다. 너만??
아들아! 그렇게 예민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 앞서 코로나도 앓아본 녀석이 너무 오버 하는 것 아냐? 마스크도 잘 쓰고 있었잖니? 다들 동요 없이 제 할일 열심히 하는데, 이건 필시 네가 공부가 하기 싫어 핑계를 대는 것이로구나. 알았다.
하여 오늘은 우리 큰 아들을 위해 오징어를 삶는다.
그리고 양파, 오이,양배추,아삭이고추,당근,파프리카, 상추,깻잎등 있는 야채 다 꺼내서 가늘게 채썰어 특별히 준비한다. 김가루도 넉넉히. 쫀쫀한 오징어숙회 초고추장에 찍어 그 본연의 맛 즐기고, 오랫만에 야채 듬뿍 넣고, 양푼비빔밥 맛있게 비벼 우리끼리 맛나게 즐겨보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