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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Aug 13. 2022

오징어야채비비밥! 충분히 비볐다잉

슈퍼문이다. 달같이 둥근양푼을 준비해라!오징어야채비빔밥

오랫만에 달맞이 가자. 어제 못 본 슈퍼문! 오늘이라도 봐야지. 왜냐구? 저녁을 너무 과하게 먹었잖아. 달님 얼굴도 좀 보고, 걷다보면 소화도 좀 되고, 뱃살도 좀 줄어들겠지!


얹그제 그 난리는 누구의 변덕이었던가? 상상을 초월하는 집중 폭우에 누군가는 하늘을 우러러 "하늘도 무심하다"고 목놓아 울었을 법하다. 그렇다. 오늘 이 화창한 하늘을 보니, 하늘은 마음이 없는 게 틀림없다. 맑게 갠 하늘에 오늘은 환한 슈퍼보름달이 떴다. 우와! 감탄사를 보내며 그 느낌 그대로 카메라에 담고자 셔터를 눌러 보지만, 내 눈으로 보는 달과 카메라 렌즈 사이로 보이는 달의 괴리가 크다. 그 느낌만 간직하자.


울택상은 고독한 휴가를 위해 집을 비우고, 우리 큰 아들은 점심을 먹기 무섭게 전화를 했다.

"엄마 나 집에 갈라고!" " 왜?"


같은 반 친구가 코로나 확진을 받았단다. 자기와 가까운 자리는 아닌데, 혹시 모르니까 조심 하는게 좋을 것 같아 오늘은 일찍 집에 오겠단다. 너만??


아들아! 그렇게 예민하게 굴지 않아도 된다. 앞서 코로나도 앓아본 녀석이 너무 오버 하는 것 아냐? 마스크도 잘 쓰고 있었잖니? 다들 동요  없이 제 할일 열심히 하는데, 이건 필시 네가 공부가 하기 싫어 핑계를 대는 것이로구나. 알았다.


하여 오늘은 우리 큰 아들을 위해 오징어를 삶는다.

그리고 양파, 오이,양배추,아삭이고추,당근,파프리카, 상추,깻잎등 있는 야채 다 꺼내서 가늘게 채썰어 특별히 준비한다. 김가루도 넉넉히. 쫀쫀한 오징어숙회 초고추장에 찍어 그 본연의 맛 즐기고, 오랫만에 야채 듬뿍 넣고, 양푼비빔밥 맛있게 비벼 우리끼리 맛나게 즐겨보자구.


둥근 양푼속에 오징어숙회 한줌 올려 완성하니 너무도 예쁜 야채 꽃이 폈도다.

쓱쓱 비비기도 전에 고소한 참기름 냄새에 취해 입안에 군침이 먼저 고인다.


야채 가득한 저녀식탁에 저절로 흡족해지는 행복밥상 한 양푼이다.  

집밥 늘봄선생을 꿈꾸며....2022.08.12.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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