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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늘봄 Sep 21. 2022

빨래를 기다리며....

그 끝이 정확한, 예정된 기다림은 편안하다.

빨래방에서 대형세탁기에 빨래를 돌리며, 기다리는 중에 몇자 적어본다.


세탁30분, 건조30분의 기다림이면 끝이난다. 변수가 있을 수 없는 그런 예정된 기다림이다. 커피 한잔 들고, 산책을 할까하다가 빨래방 한쪽에 앉았다.

오전10시 30분! 너무 편안하고 한가하다.


집에서 하는 세탁은 최소한 1시간 20분을 소비하고, 표준 건조에는 2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을 쓴다. 혹시나 남아있을 세제찌꺼기가 신경쓰여 행굼을 여러 차례 추가하니 그럴 것이다. 헌데 요 30분이라는 최소 시간에 빨래가 제대로 될까싶어 신경이 쬐금 쓰인다. 사용방법을 잘 몰라 추가 헹굼을 노친 탓이다.


건조기야 여기는 효율이 좋은 가스건조기를 쓰니 30분이면 끝. 집에서 쓰는 전기건조기는 이 건조기의 4배의 이상의 시간을 쓴다. 열효율이 상당히 떨어지는 전기건조기인 셈이다.


순간 고개가 갸윳 해진다.

전문점 기계로 한시간이면 끝나는 세탁과 건조에 드는 시간을, 난 집에서 3시간 반을 넘게 쓰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필요이상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건가?


커피를 홀짝이다가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기계랑 하는 약속된 60분의 시간은 변수가 생길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편안하다.


사람사는 세상도, 예정하고 계획하는 대로 변수없이 착착 살아진다면, 불안없이 편안한 세상살이가 될까?


생각이 많은,  변덕이 죽끓듯 하는 인간이고, 변수가 수없이 많은 세상살이니 그런 일 절대 없겠지만, 쓸데없이 한가한 시간에 데없는 생각을 하며 이렇게 몇자 적어본다.


건조가 끝나 간다.

얼마나 깨끗하고 뽀송한지...살펴봐야지.

빨래가 예상외로 깨끗하다면  우리집 세탁시간 조정을 고려해 봐야 겠다.


에너지도 아끼고, 지구도 좀 생각해야 하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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