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을 코앞에 두고 매서운 한파가 들이 닥쳤다. 종일 영하권 온도에 바람까지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상당히 더 떨어졌다. 옷을 든든히 입었음에도 그 냉기가 대단했다. 겨울이 성큼 다가와 정신이 번쩍 들게 말이다. 혹여 따듯하게 데펴진 집안 공기가 식을까하여 집안공기 환기시키는 것조차 주저스러운 하루 였다. 오늘 같은 날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갑작스런 한파에 상당히 고된 하루를 보냈을 것이다.
밖에서 추위에 떨며 종일 찬바람과 싸운 이 하나 없는 우리집이지만, 퇴근 길에 냉기로 한껏 얼얼해진 볼을 두 손으로 매만지며 집안으로 들어설 이를 위해 오늘은 따끈한 어묵탕 한냄비 준비한다. 그러게 오늘 같은 날은 차를 갖고 출근했으면 좋았으련만. 퇴근길에 귀가 얼얼했을 것이다.
오랜만에 우리 큰아들이랑 마트에 갔다가 회코너에 들러 방어회 한접시 사들고 왔다. 요것조것 간식거리도 잔뜩 사고, 음료수도 넉넉히 사고, 소주1병, 막걸리도 1병!
울 아들이 자기도 집에서 소주 한번 많이 먹어보고 싶단다. 2병쯤! 그래서 소주는 세병을 샀다.
"그래! 오늘 셋이서 제대로 한번 마셔보자"
한파가 몰려온 11월의 마지막 날
엄마랑 아빠랑 아들이랑 셋이 함께 소주 한잔 제대로 먹어보자고 밥상 대신 술상을 차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