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무법인 테헤란 김유정 변호사입니다.
“가해자가 항소했다는데요.
민사소송은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요?
형사 재판이 끝난 다음에야 할 수 있는 건가요?”
‘준강제추행’이라는 단어를 검색하는 마음은 대개 비슷합니다.
유죄가 선고됐는데도 마음이 놓이지 않죠.
처벌이 더 무거워지길 바라는 마음과, 내 삶이 망가진 대가를 돌려받고 싶은 마음이 같이 옵니다.
그런데 이 두 갈래 사이에서 멈칫하다가 시간을 보내는 분이 많아요.
민사는 “언젠가”가 아니라 “언제부터”가 더 중요하거든요.
1. 형사 유죄 판결만으로는 회복이 채워지지 않는다
형사 재판은 국가가 가해자를 처벌하는 절차입니다.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직접 메워주는 구조는 아니죠.
그래서 준강제추행에서 유죄가 나왔다고 해도, 그 자체로 위자료가 자동 지급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형사 유죄 판결문은 민사에서 꽤 힘이 있습니다.
가해자가 민사에서 “그런 일 없었다”는 식으로 다투더라도, 형사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가 민사 재판부의 판단에 참고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준강제추행은 형법 제299조가 문제 되는 사건이고, 피해자의 항거가 어려운 상태를 이용했다는 점이 핵심이라서요.
형사에서 그 부분이 인정됐다면, 민사에서는 불법행위 책임(민법 제750조)과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민법 제751조)를 중심으로 설계를 하게 됩니다.
이 지점에서 형사 판결문이 증거의 뼈대를 잡아주죠.
2. 민사소송은 항소 중에도 시작할 수 있다
“항소했으면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질문이 제일 많습니다.
민사소송은 형사와 별개의 절차라, 1심 유죄가 선고된 단계에서도 제기 자체는 가능합니다.
항소심에서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을 이유로 잠시 멈추는 선택을 하는 분도 있지만, 기다리는 사이에 사라지는 것들이 있습니다.
첫째는 돈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가해자가 재산을 처분하거나 명의로 정리해 두는 경우가 나옵니다.
그럼 이후 집행이 버거워질 수 있어요.
민사를 먼저 열어두면, 상황에 따라 가압류 같은 보전처분을 검토할 여지도 생깁니다.
둘째는 입증 자료입니다.
치료 기록, 상담 기록, 일상 손상에 대한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서 설명이 어려워지기도 합니다.
“그때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를 남의 말로 설득해야 하는 게 민사라서요.
초기에 정리해두면 법원이 받아들이는 방식도 달라지곤 합니다.
셋째는 협상입니다.
항소심을 앞두거나 진행 중일 때 가해자 측에서 합의를 꺼내는 일이 잦습니다.
이때 민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제시 조건을 주도적으로 조정하기가 수월해집니다.
민사를 열어두는 것 자체가 협상 구도를 바꾸는 재료가 되기도 하죠.
3. 합의와 민사, 문구 한 줄이 권리를 묶어버릴 수 있다
형사 유죄가 나온 뒤 가해자가 흔히 이렇게 접근합니다.
“돈 줄 테니 처벌불원서를 써 달라.”
“민사까지는 하지 말아 달라.”
여기서 조심해야 하는 건 합의서 문구입니다.
“형사와 민사를 함께 종결한다.”
“추가 청구를 하지 않는다.”
이런 표현이 들어가면, 이후 위자료 청구가 막히는 방향으로 해석될 여지가 생깁니다.
그리고 준강제추행 사건은 피해자의 ‘상태’와 ‘경위’가 민사에서도 핵심이 됩니다.
합의금이든 위자료든, 그 고통이 어떻게 이어졌는지가 설득의 중심이 되죠.
그래서 합의는 감정으로 밀어붙이면 곤란합니다.
피해자가 지켜야 할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남겨둘 권리가 무엇인지부터 먼저 잡아야 합니다.
그 다음에 금액과 조건이 따라오게 됩니다.
준강제추행 유죄 판결은 끝이 아니라,
회복을 향한 출발선입니다.
형사에서 유죄가 나왔는데도 마음이 계속 무너지는 건 이상한 일이 아니에요.
그 사람의 항소가 내 일상을 다시 흔드는 기분이 들 수도 있죠.
민사는 피해자가 잃어버린 시간을 법의 언어로 돌려받는 절차입니다.
항소 중이라도 민사를 열어두는 선택을 검토해볼 만합니다.
재산과 자료, 협상이라는 세 가지가 시간에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거든요.
지금 머릿속이 복잡하다면, 신속히 저 김유정에게 상담 요청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