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피할 수 없다면 마주하라.

나답게 사는 24가지 지혜

by 현미

# 불편하고 불안한 환경이 나를 성장시킨다


저를 성장시킨 것은 다름 아닌 불안함과 불편함이었습니다. 불안과 불편은 우리 생존에 꼭 필요한, 당연히 있어야 할 감정 중 하나입니다. 적당한 불안은 우리를 적당히 긴장하게 하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든든한 무기가 됩니다. 적당한 긴장을 하지 않으면 위험 상황에 처했을 때 민첩하게 대응하지 못해 생존에 위협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과하게 일어나는 불안입니다. 운동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너무 긴장해서 불안함이 심하게 느껴지면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렵고 반대로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과한 불안과 불편함은 우리를 멈추게 하지만 적당한 불안과 불편은 우리 삶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소중한 원료가 됩니다.


# 생각의 늪에서 벗어나 행동으로


우리는 많은 시간을 생각만 하는 데 사용합니다. 하루에도 수천 가지의 잡다한 생각들이 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죠. 불행하게도 우리는 이러한 의미 없는 생각들 때문에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이 먼저 마음을 지배하여 어떠한 행동도 할 수 없게 만들죠. 이것이 우리가 기존 삶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이유이자 삶에 변화를 주기 힘든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삶을 바꾸는 데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기존 생각의 틀에서 벗어나는 것입니다. 내 안에 깊이 박힌 생각과 믿음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이 들어와야 비로소 삶에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생각이라는 것은 대개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과 대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변화에는 항상 양면성이 따릅니다. 새로움에서 오는 설렘도 있지만, 불편하고 두려운 마음도 동반하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우리는 간절히 원하는 것이 있어도 불편함과 두려운 마음 때문에 모호한 태도를 취하며 그저 지켜만 보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 '간절함이 이끈 용기'- 나의 강의와 글쓰기 여정


제 상황도 이와 같았습니다. 책을 읽고 어느 정도 시간이 쌓이니 책에서 배운 지식과 지혜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졌습니다. 독서를 시작할 때는 이런 마음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죠. 그저 스스로 만족하면 된다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이 마음에 다른 마음이 들어왔습니다. 제가 믿는 믿음이 옳다는 강한 확신이 생기니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진 것입니다.


하지만 행동으로 옮기기까지는 몇 년이 걸렸고 지금도 그 과정 중에 있습니다. 하고 싶어서 하는 강의지만 사람들의 반응이 없으면 자존감에 상처가 납니다. 좀 이상한 댓글이라도 달리면 용기가 사라지기도 하죠. '별거 아니야' 하고 아무리 스스로에게 말해도 이러한 감정을 이겨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책을 읽고 다시 에너지 충전해서 글을 올리고 기대했던 상황이 아니면 마음이 불편해지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계속 이 작업을 하는 것은, 이러한 과정이 저의 성장에 필요한 시간이라는 것을 지금은 알기 때문입니다. 알고 있지만 감정적으로 힘든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이 불편한 감정 또한 받아들이고 어떻게 하면 잘 극복할 수 있을지 항상 고민하고 생각합니다. 이 시간들이 저를 성장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 '나 홀로 여행'이 가르쳐준 독립의 가치


책을 읽고 삶에서 실천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여행'입니다. 다양한 경험이 우리의 무의식을 바꿀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믿음을 가지고 하는 일이죠. 그런데 여기에서도 제가 놓치는 함정이 있었습니다. 혼자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항상 가족과 함께 여행했습니다. 특히 남편과 둘이 하는 여행을 주로 했죠.


하지만 남편 역시 저에게 알게 모르게 제가 믿고 싶지 않고 따르고 싶지 않은 믿음을 주는, 때로는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사람 중 한 명임을 자주 잊곤 합니다.


딸이 고등학교를 마친 후, 처음으로 남편 없이 저와 딸, 둘이서만 해외여행을 2주 정도 했습니다. 처음에는 '남편 없이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과 '딸을 믿고 가는 게 맞을까?' 하는 고민이 잠깐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감정을 뒤로하고 행동에 옮겼습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떠나기 전 저의 생각과 근심이 기우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몰랐던 사실도 깨달았습니다. 남편이 없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하물며 남편이 없으니 우리가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는 자유로움까지 실컷 누리고 온 여행이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제가 주도하기보다는 딸이 모든 것을 계획했습니다. 돈을 관리하는 것도 딸이 도맡아 했죠.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자유롭게 여행하고 싶어서 기꺼이 넘겨준 점도 있습니다. 참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딸에게 깊은 믿음이 생겼습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딸이 다가와 이야기합니다. "엄마, 나 7월에 말레이시아에 가요. 혼자서요." 이번 여행으로 딸 역시 자신에 대한 믿음이 강해졌으리라 믿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딸은 집에 없습니다.

"전화 자주 하지 마세요!"라는 당부만 남기고 갔기에 저도 저녁에 한 번 문자로 생존 여부만 묻고 있습니다.


# 계획을 넘어선 성장의 여정


제 삶을 돌아보면 제가 계획하고 의도해서 얻은 것보다 그냥 우연히 다가온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어찌 보면 삶에서 모든 것을 계획한다는 것도 큰 의미가 없어 보입니다. 삶이 우리의 계획대로 흘러갈 가능성도 별로 없고, 기대한 결과대로 나올 확률도 거의 없다는 것을 아는 나이 정도 살고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되도록 자신에게 상처 주지 않는 선에서 그저 기꺼이 받아들이는 자세도 나빠 보이지 않습니다.


지금은 운에 맡기는 선택도 가끔 실험처럼 하고 있습니다. 불편하고 두려운 상황도 내 생각과 다르게 흘러가기도 하고 또 그 속에서 예상치 못한 배움과 깨달음을 얻기도 합니다. 저의 성장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은 불안하고 두려웠던 시간을 오롯이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내 삶의 방향을 잡아가며 행했던 모든 과정이 있었기에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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