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그냥 사는 것도 괜찮다.

나답게 사는 24가지 지혜

by 현미

# 통제가 어려운 무의식을 다루는 현명한 방법


'아님, 말고'도 삶에 유익한 태도입니다. 인간 뇌의 작동 방식 중 95% 이상이 무의식에서 기인한 것이라면, 나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도 남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도 사실 현실에서는 쉽지 않습니다.


우리 무의식 안에 있는 가치관, 신념, 관념, 믿음이 내 생각의 근원이라면, 이 생각 또한 우리의 의지로 멈추는 것도 어렵습니다. 생각은 내가 하는 것이지만 내 마음대로 다스릴 수 없습니다. 생각이 떠오르는 것도, 생각을 멈추는 것도 뇌의 자동화된 패턴에 의해 발생하며, 이는 순수한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이렇듯 통제할 수 없는 생각과 감정이라면, 그냥 받아들이고 사는 것이 나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방법이 됩니다. 나를 탓하는 행동도, 남을 원망하는 마음도 갖지 않고 그저 사는 것도 이로운 삶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아님, 말고'의 정의와 실천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도 저만의 생각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고 우리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알고 있는 저도 이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듦을 매 순간 느낍니다. 그럼에도 제가 지금처럼 저에게 상처 주지 않는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아님, 말고'와 같은 태도 덕분입니다.


사람들이 '아님, 말고'에 대해 잘못 이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마음은 '무책임하게 포기하거나 버리겠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이는 타인에게 상처받지 않고 나 또한 상처를 주지 않겠다는 중립적인 의미의 태도입니다. 따져봤자 서로에게 유익할 것이 하나도 없을 때 취할 수 있는 태도인 것입니다. 이 태도는 '나나 타인이나 우리가 살면서 경험한 모든 것을 상대방이 알지 못하는 한, 서로를 완벽히 이해하기 어렵다'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이 태도가 내 삶에 들어온 건 아주 오래되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못 하는 내 마음 때문에 생긴 습관이기도 합니다. 젊었을 때는 이러한 성격 덕분에 성격 좋다는 말도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제 본심은 그게 아니었고, 단지 부딪히기 싫어서 받아준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렇게 쌓인 스트레스는 가족에게 많이 풀었죠.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이 중립적인 태도 덕분에 나에게 상처 주는 일도, 가족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도 하지 않습니다.


# 그냥 사는 일상에서의 삶


제가 사는 아파트는 새 아파트라 도서관이 잘 되어 있어 이용도 많이 합니다. 어느 날 엘리베이터에 공지가 하나 붙었습니다. '전기세 때문에 도서관을 이용하려면 이용자 셋을 묶어서 관리사무소에 승인받고 사용하라'는 공지였습니다. 하지만 도서관이 갖는 의미를 볼 때 합리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서 대표자 회의에 참석해 제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 그걸로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았습니다. 제 생각을 전달하면 된 것이고 제 역할은 거기까지입니다. 아니면 말고요.


요즘에는 통화보다 문자로 생각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면서 하는 통화도 오해의 소지가 많은데 문자는 더욱 그렇죠. 구체적으로 쓰지 않으면 내 믿음대로 내 마음대로 생각하게 됩니다. 무료 스피치 강의를 듣다 개인적인 이유로 갈 수 없게 되어 문자로 마지막 인사를 드려야 했습니다. 개인 톡과 단체 톡에 인사를 남겼지만, 하루가 지나도 선생님이나 다른 회원들 누구도 답장의 인사가 없었습니다. 사실 이러한 경우는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한 일입니다. 서로 열심히 문자를 주고받다가도 아무 말 없이 중단되기도 하지만, 누구 하나 이걸로 따지는 사람도 없죠. 나도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니 습관처럼 그냥 넘겼던 일 중에 하나입니다. 이날도 항상 하던 방식대로 '아님 말고'였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선생님을 만났습니다. 눈치를 보니 선생님도 별 의미 없이 그냥 습관대로 하신 모양새였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던 상황이라 생각합니다.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기에 깨끗하게 잊기로 했지만, 제가 다시 연락을 드리지 않았다면 오해한 채로 살았을 것입니다.


이러한 오해가 우리 삶이나 인간관계에서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누군가 저처럼 용기를 내서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서로가 서로에 대해 오해한 채로 살아갑니다. 이 세상에 이상한 사람이 정말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 삶의 태도와 목표에 대한 초연함


저에게도 삶의 목표나 가치관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꼭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나를 해치면서까지 뭔가를 꼭 해야 하는 것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게 정말 제가 꼭 이루고 싶은 꿈일지라도 그렇습니다.


이 글을 쓰는 것도 제가 그토록 하고 싶었던 강의를 하기 위해서지만, 그렇다고 그것을 꼭 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저와 '자기 계발 강사'라는 직업이 인연이 있고 제 운명에 들어와 있다면 좋겠지만, 그것이 아니라고 해도 서운하거나 슬프지 않습니다. 그 꿈을 준비하는 과정 중에 받은 느낌만으로도 충분합니다. 말 그대로 하면 좋지만, 안 해도 괜찮습니다.


요즘 유튜브도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하면 좋겠지만, 나의 능력이 닿지 않아 못하면 그도 어쩔 수 없습니다. 내 운명에 그 영역까지는 없는 걸로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 '그냥 산다'는 의미


요즘 유튜브를 보고 있으면 저처럼 생각하는 유튜버들이 많이 보입니다. 남의 시선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 살고 싶은 대로 하고 '아님 말고'라는 느낌 그대로, 날 것으로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유튜버들이 많아졌습니다.


요즘처럼 복잡한 세상에서 남을 이해하는 것도, 나를 이해시키기는 것도 어렵다면, 그냥 자기 느낌대로,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피해 주지 않는 선에서 살아가는 것도 삶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나이 들면서 더욱 강하게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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