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포트폴리오, 조급함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작업

현실 속 포트폴리오는 늘 조급함에 휘말린다.

by Yooseob

포트폴리오는 디자이너에게 단순한 결과물 모음집이 아니다.

자신의 능력과 경험, 더 나아가 디자이너로서의 생각과 철학까지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기표현의 도구다. 이력서가 과거의 기록이라면, 포트폴리오는 현재의 나를 보여주는 얼굴이다.

Illustration Created w/ chat GPT

그런데 현실 속 포트폴리오는 늘 조급함에 휘말린다.

취업, 이직, 창업, 혹은 단순히 주변의 요청에 맞춰 급하게 준비하다 보니, 정작 자기 자신을 가장 잘 보여줘야 하는 작업임에도 시간을 충분히 들이지 못한다. 그래서 많은 경우 포트폴리오는 ‘깔끔하고 보기 좋은 정리’에서 멈춰 버린다. 작업을 나열하고, 기술을 보여주고, 어디서 일했는지를 설명하는 정보 전달책처럼 보일 뿐이다.


하지만 디자인은 단순한 기술의 증명이 아니다.

나는 자문을 맡은 회사에서 면접을 진행하다 보면 가끔, 정말 신선하고 재미있는 포트폴리오를 만난다. 단순히 예쁜 결과물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과정과 문제 해결 방식, 그리고 디자이너의 개성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포트폴리오. 그런 순간, “아, 이 디자이너는 조급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속도와 흐름을 잃지 않았구나”라는 확신이 든다.


대부분의 포트폴리오들에서는 시간의 촉박함과 마음의 조급함 속에서 타협한 흔적이 보인다.

하지만 어떤 포트폴리오는 다르다. 조급함을 견뎌내고, 자신만의 언어와 이야기를 지켜낸 하나의 이야기가 담긴 작품과 같은 포트폴리오. 그리고 그 차이는 한눈에 보인다.


포트폴리오란 결국 디자이너가 조급함과 어떻게 싸우고 있는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업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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