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함이 때로는 생각의 여백을 준다.
조급함이 때로는 생각의 여백을 준다.
대학교 시절, 내 안에는 늘 두 가지가 함께 있었다.
남들보다 제일 먼저 끝내야 한다는 조급함과 잘했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심.
그 조합은 묘한 힘을 발휘했다.
항상 다른 사람보다 조금 더 빠르게 결과물을 완성하게 만들었고,
당시의 나는 그것이 단순히 성격 탓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땐 몰랐다.
조금 빨리 끝내는 것이 내게 또 하나의 시간을 만들어 준다는 사실을.
결과물을 제출 마감 직전에 완성하는 친구들과 달리,
나는 완성 후 잠시 숨을 고르고,
다른 사람들의 작업을 보며 내 결과물과 비교할 수 있었다.
방향이 맞는지, 더 나아질 부분은 없는지
한 번 더 고민하고 수정할 수 있는 작은 여유.
물론 그 시절에는,
그저 높은 학점을 받고 싶고,
교수님께 ‘잘했다’는 말을 듣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조급함은 나를 달리게 했고,
그 덕분에 나는 늘 한 박자 먼저 움직일 수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면,
그때의 조급함은 단점만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빨리 완성하려는 마음이
결국에는 한 번 더 돌아볼 시간을 만들어 주었으니까.
그 작은 여유 속에서,
나는 결과물을 조금 더 다듬고, 조금 더 나아가게 할 수 있었다.
조급함이 여유를 만드는 아이러니한 순간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