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드백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사람의 함정
나는 어려서부터 ‘빨리’와 ‘남들보다 잘’이라는 말에 익숙했다.
학교에서는 순위로, 사회에서는 속도로 평가받았다.
그래서일까.
누군가의 조언이나 지시를 들으면, 나는 가장 먼저 반응하는 사람이려고 노력했다.
수업 시간엔 교수님의 말을 듣자마자 손이 움직였고,
회사에서는 상급자의 지시가 끝나기도 전에 해결책을 떠올렸다.
피드백을 곱씹기보다,
그 자리에서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것처럼 보이는 해답을 내놓았다.
문제의 가장 바깥쪽, 눈에 띄는 부분부터 빠르게 처리했다.
덕분에 판단력과 순발력은 좋아졌다.
회의 자리에서 가장 먼저 수정안을 내놓고,
발표 직후 새로운 시안을 보여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 습관의 한계가 드러났다.
너무 빨리 판단하면, 핵심을 놓친다.
앞에 서고 나서야 “다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게 중요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후회가 남는다.
인정받고 싶은 마음, 잘하고 싶은 마음.
그 조급함이 나를 ‘부지런한 사람’으로 만들었지만,
가장 중요한 걸 놓치게도 했다.
피드백은 속도가 아니라 소화력이 전부다.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속에 숨은 의도를 읽고,
그 안에서 본질적인 문제를 찾아야 한다.
빠른 수정이 아니라, 정확한 이해가 결국 더 빠른 길이다.
나는 이제 학생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피드백을 받으면, 먼저 반응하려 하지 말고,
가장 깊이 들어가 보라.”
그때 비로소, 피드백은 나를 앞으로 밀어주는 진짜 힘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