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환마마보다 무서운 유튜브 속 가짜 뉴스와 거짓 정보

악용된 이기(利技) 3-2

by 권종영

"요즘은 유튜버들이 확인도 안 하고 기사 몇 개 짜집어서 나에 대해 어쩌고저쩌고 하는 거 화나고 어이없지만 그런 인간들에 일일이 대꾸하기 싫어서 그냥 있어요. 악플 얘기는 별로... 이젠 유튜버 때문에 가짜 뉴스 같은 게 (생성되고 퍼져나가는 게) 더 문제지."


지속된 노출로 형성된 맹목적 신뢰


이전 화에서 소개했던 언론진흥재단 보고서의 내용처럼 많은 현대인이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접하는 정보를 신뢰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은 유사 언론으로서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그저 웃으며 넘기는 콘텐츠들도 많지만 다양한 이슈를 다루는 채널 속 내용들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양상이 분명 존재합니다.


이는 반복된 노출의 강력한 효과 중 하나라 할 수 있습니다. '라임 사태' 이야기를 다시 해보겠습니다. 수많은 피해자와 막대한 피해액이 발생한 데에는 은행이 신뢰가 높은 금융기관이기 때문인 이유도 있습니다.


대부분이 태어나서 처음 접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이 은행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금융사와의 거래보다 경계심을 덜 갖게 됩니다. '은행에서 추천해주는 상품인데 안전하겠지'라는 생각이 무의식 속에 자리하고 있는 거죠.


크리에이터들 역시 이와 유사한 형태의 신뢰를 형성해나가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들로 시청자와 유대, 공감을 쌓아갑니다. 수용자는 무수히 많은 크리에이터 중 자신에게 맞는 사람을 취사선택합니다. 방송 태도, 콘텐츠 등 여러 부분을 고려해 구독하기에 이르죠. 이 과정이 크리에이터와 구독자 사이의 심리적 거리를 더욱 좁혀줍니다.


내적 기반 속에서 수용자는 즉각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입니다. 이 와중에 잘못된 정보가 섞여 있어도 걸러낼 여력이 없습니다. 받아들인 정보는 주변에 링크를 보내거나 소개하는 식으로 전파됩니다. 이로 인해 많은 피해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피해사례가 주기적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마땅한 안전장치가 없습니다. 1. 크리에이터로의 진입이 과열돼 그 속도가 빠르며, 2. 그들은 어떠한 자격 심사도 받지 않습니다. 3. 또한 이들을 언론으로 구분 지어 '보도의 책임'을 쥐어주기엔 법적 근거가 미비한 실정입니다.


SNS를 통해 들을 수 있었던 속내

첫머리에 적은 내용입니다. 이는 집필 과정에서 만난 한 연예인과 나눈 SNS 대화입니다. 20여 년간 꾸준하게 방송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분입니다. 그조차도 거짓 정보만큼은 감당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습니다.


어쩌면 악플은 심리적인 강인함이 있는 이들에게 대수롭지 않은 일일지도 모릅니다. 보다 보면 적응할 수도 있고, 대수롭지 않게 흘려 넘기며 스스로 상처를 입지 않도록 회피할 수도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거짓된 정보는 자칫 한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꿔버릴 수도 있습니다. 이는 비단 연예인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마트 스토어 등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고, 이미 많은 사람이 온라인 기반으로 사업을 꾸리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중에는 제품이나 운영자에 대한 거짓 정보로 사이트를 폐쇄하는 경우가 종종 있죠. 그럼에도 정보 제공자는 어떠한 책임을 지지도, 피해를 입지도 않습니다. 오프라인 사업자라 해도 피해를 입지 않는 건 아닙니다. 초기 비용의 차이로 인해 오히려 막대한 손해를 감내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유사 언론, 책임감이 절실한 시대


현재 동영상 플랫폼에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들 중에서 우리 사회에 치명적인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분야는 재테크, 시사, 연예 이 세 분야입니다.


재테크 관련 정보는 직접적으로 손실을 안겨줄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습니다. 본인이 해당 정보를 적절히 취사선택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신중하게 활용해야 합니다.


시사 이슈 중에서는 정치가 예민한 주제입니다. 이들이 내용을 전달할 때에는 일반적으로 '사견'이 개입됩니다. 단순히 정보만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특히 정치 이슈를 다루고 있는 크리에이터 상당수가 특정 정치적 색깔을 띠고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그들의 정보를 수용하다 보면 균형 잡힌 시야를 견지하기 어려워집니다.


연예 분야는 대체로 자극적이고 이슈를 다루고 있습니다. 언론사가 그러하지만 크리에이터 역시 유사한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뉴스는 더 많은 관심을 끌 뿐 아니라 그만큼 전파 속도도 빠릅니다. 그만큼 크리에이터들의 주의가 요구됩니다.


정보를 제공한다는 건 상당한 책임감이 요구되는 일입니다. 해당 정보가 '팩트'가 맞는지 수차례 확인을 거쳐야 하죠. 일부 기자들이 비난받는 대표적인 이유는 확인되지 않는 정보를 고스란히 게재하거나 그 정보를 옮겨 나르기 때문입니다. 정보 전달을 업으로 삼고 있으며, 심지어 법적 책임까지 질 수 있는 기자들에게조차 쉽지 않은 과정입니다.


이슈 전달을 하는 크리에이터는 두 분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특정 이슈를 던져 관심을 끌거나 파장을 일으키는 자와 여러 주제를 취합 후 약간의 첨언과 함께 전달하는 자.


전자의 경우에는 실제 소송전을 벌이는 일도 잦으며, 그렇기 때문에 공개 전에 세밀한 확인 작업을 진행하곤 합니다. 그렇지만 상대에게 치명적인 내용을 다루다 보니 정보 대상자와의 마찰을 피할 수 없습니다.


후자는 상대적으로 정보 전달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 때문에 정보 분석이 보다 느슨합니다. 그렇지만 그들이 전달하는 정보, 그리고 여기에 덧붙이는 사견이 언제든 분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는 입장에 놓여 있는 구독자, 시청자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운 건 아닙니다.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는 데 동참한다면 곤란한 상황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아직 우리 사회가 이 문제에 대해 명확히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는 안전망이 없고, 방송 사업자들의 탈선을 방지할 만한 장치도 부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용자들 스스로가 보다 신중하게 정보를 받아들여야만 합니다. 주변에 공유하는 건 더욱 주의해야만 합니다.


누군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피를 흘리며 쓰러진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돌을 던진 이는 홀연히 군중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다친 사람은 돌팔매꾼를 찾아보지만, 빼곡한 인파 속에서 가해자를 찾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