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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는 언제나 부족하다

적당한 창고 공간은 비즈니스에 이롭습니다.

by 다니엘

지금까지 3개의 회사를 거쳐오며, 창고는 부족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기본 설계 보관량의 200%를 초과하여 보관하는 것은 물론, 창고 설계 당시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각종 부자재, 불용재고 그리고 갑작스러운 신규 제품 론칭까지 다양한 변수로 인해 창고는 늘 부족합니다.


그나마 유효기한이 있는 식품, 의약품 등 유효기한이 지나면 폐기를 할 수밖에 없는 재고 들은 다행입니다. 최근 의류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지인과 창고 운영 등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의류는 유통기한이 없어 폐기하지 않고 수년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유효기한이 경과된 재고의 경우 폐기를 하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공간이 생기지만 의류와 같은 일반적인 소비재의 경우 팔지 못한 악성 재고들이 지속적으로 창고에 쌓이게 됩니다.


물류팀의 입장에서는 팔리지 않는 재고는 정리하여 폐기하는 것이 효율적인 조치이지만 경영진의 생각은 이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폐기보다는 판매를 하도록 영업부서를 압박합니다. TV를 판매할 때도 그러했습니다. 유통기한이 없는 TV와 같은 가전제품의 경우 입고된 지 일정 시일이 경과하면 부진 재고로 인식합니다. 그리고 영업에서 해당 품목을 우선적으로 판매하여 재고 회전율을 높일 수 있도록 영업조직의 KPI로 가져갑니다. 부진 재고가 많을수록 창고 효율성의 저하뿐만 아니라 현금 유동성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결국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유효기한이 있는 재고의 경우에는 창고가 여유롭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이런 제품군의 경우 영업사원들이 받는 압박은 비교적 적긴 하나, 유효기한이 경과된 불용재고들이 바로바로 창고에서 폐기되어 사라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생산에도 MOQ(Minumum of Quantity)가 있듯이 폐기할 때에도 MOQ(?)가 존재합니다. 제가 경험해 본 폐기업체 여러 곳을 확인해 봤을 때 대체로 3톤 이상 모여야 합리적인 비용으로 폐기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환경 관련 법상 일반폐기물, 환경오염 우려가 있는 화학물질 등을 포함한 지정 폐기물 등등 폐기 절차 또한 까다로운데 만약 다른 종류의 폐기물일 경우 각각 일반폐기물 3톤, 지정폐기물 3톤을 모아야 하니 창고에서 보관하고 있어야 하는 폐기물은 증가합니다.


창고 공간이 부족하게 되면 입고를 늦춥니다. 수입사의 경우에는 긴급한 품목이 아닌 이상 최대한 수입 절차를 느리게 천천히 진행하여 보관 공간이 생길 때까지 시간을 벌어줍니다. 컨테이너 하선 후 컨테이너 야드에서 딜레이, 보세창고에서 통관 딜레이 등등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제조사의 경우에는 공장에서 입고를 지연시키며 공장 생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겠지요.


관련하여, 올여름에 협력사인 익스피다이터스의 초청으로 송도에 있는 인천 신항 내 선광컨테이너터미널에 견학을 다녀왔는데요, 화주들이 모인 자리에서 화주가 물건을 늦게 찾아가는 것에 대해서 굉장히 애로사항이 많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개별 화주의 보관 공간 부족이 결국 큰 공급망 흐름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의 창고는 안녕하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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