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회사의 3자 물류 창고 운영 담당자로 첫 커리어를 시작하여 화주사의 물류 담당이 되었습니다. 물류회사를 다니고 있는 같은 업계 지인들은 갑의 회사를 들어가서 일하기 좋겠다는 소리를 하지만 마냥 갑의 위치로 있는 자리는 아닌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을의 입장에서 그들을 대해줘야 할 때도 적지 않았습니다. 몇 가지 그런 예시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1. 3PL사의 예외적 업무에 대한 협조
기본적인 업무 이외에 예외적으로 발생하는 업무가 있습니다. 보통 이런 부분들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창고 운영 담당자와 어떤 관계를 쌓았느냐에 따라 원활하게 해결되기도 그렇지 않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3PL 사는 주도권을 잡기 위해 일반적인 프로세스 이외 예외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처리가 가능하더라도 화주사에 오픈하지 않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런 상황에서는 지시가 아닌 "부탁"을 해야만 합니다. 이때 화주 사는 "을"이 됩니다.
2. 과도한 업무에 대한 클레임
입/출고, 재고 수준이 기존에 예상했던 것 또는 수용가능한 수준이 불가피하게 증가하였을 때, 화주사의 물류 담당은 클레임을 받습니다. 시즈널리티뿐만 아니라 특수한 상황(품절 제품의 입고, 한시적 프로모션 등)으로 창고 업무가 예상보다 더 증가하였을 때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화주사 물류팀이 고의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그들의 클레임을 받아내야 하는 자리입니다.
3. 내부 고객의 요청으로 인한 업무 발생 시
영업, CS 등 내부 고객을 상대하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직접 고객과 대면하는 팀들의 배송 클레임 또는 요구 사항에 대응하는 것 또한 중요합니다. 대응을 잘못했을 때 우리 팀뿐만 아니라 창고 업무에도 영향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중간에 끼어서 업무 scope에 민감한 자리이기도 합니다. 만약 이 과정에서 추가 업무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게 되었다면 그것 또한 지시가 아닌 부탁을 해야 합니다.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는 화주사가 마냥 좋아 보였는데 어떤 자리라도 각자의 위치에서 나름의 고충은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