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우 황 Feb 19. 2023

책을 본다는 것은,

그래 하고 싶은 말이 뭐야!!!

니체와 장자, 주역과 과학, 인간과 미래, 철학과 삶속에서 방황중이다.


어디 배워도, 읽어도 말할데가 없다. 말을 들어줄 사람들도 말을 건네고 싶은 대상도 없으니 자연 혼자 읽고 혼자 웃고 혼자 대단한 척한다. 사실 뭐 인생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해서 배우는 것이 없는 그냥 말 그대로 시간을 죽이거나 초저녁의 무료함을 할매의 깜빡잠처럼 보내기 아쉬운 중년의 아저씨가 발버둥치는 것이라 해도 좋다. 그리고 내가 아직 충분히 새로운 것들과 곳들에 자신있음을 보여주기 위한 무리한 설정일지도 모르지만 요즘 읽고 보는 책들과 영상중에서는 대부분 인문, 철학, 잡담이 중심이라 나조차도 내가 뭘 읽어야하고 뭘 배워야하는지 모르기 일쑤다.


밀리의 서재를 펼친다. 책장속에도 이미 읽고 있거나 넣어둔 책이 수두룩 빽빽하건만 습관적으로 뭐 또 고를거 없나 하는 맘으로 베스트셀러 목록과 한달내에 나온책들의 면면을 살핀다. 우선 돈을 벌게 해준다거나 습관을 고쳐준다거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어그로성의 책들과 수많은 자기계발서들을 골라낸다 그리고 왠만하면 일본저자의 교양서적도 제껴둔다. 애국심의 발로라든지 일본에 대한 증오로 그런것보다는 어느 순간 수많은 자기계발서와 습관등의 목록과 겹쳐지는 일본저자들의 삶을 대하는 계산기같은 태도에 질리기도 하고 너무 가벼운 주제를 그것도 너무 가볍게 겉절이처럼 버무려놓은 요즘 젊은 저자들의 스낵같은 책들도 읽고나면 공감도 덜 될뿐 아니라 이렇게도 책을 쓴다고 하는 출판업계의 자구책에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느끼며 책고르기에 열심인 나에게 묻는다.


‘그래 읽고 싶은게, 하고 싶은게 뭔데?’


뭔가 남기는게 있으면서도 재미있고, 쉽게 읽히면서도 의미를 생각하게 하고 실생활에 필요하면서도 가까운 장래에도 여전히 끼고 있을 수 있는 책들? 나에게도 필요하고 애들에게도 권할 수 있는 그러면서 같은 주제에 대해 격없이 이야기하고 때론 열정적으로 다른 연결된 주제를 알아서 찾아봐야하는 그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궁금증의 발로같은 책들, 무료한 저녁시간 청량한 탄산수같이 읽고나서의 뿌듯함과 알 수 없는 개운함을 가져다 주면서 너무 얇지 않아 몇 번의 쾌변을 통해 장이 깨끗히 비워진듯한 통쾌함이 느껴지는 그러면서 허구의 세계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게 아니라 사실의 세계이면서 더 허구같은 이야기를 담은 책들….그런 책은 뭘까요?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와 호모데우스를 읽으며 도올의 주역강의를 흘깃 듣고 있고, 니체와 장자를 읽으며 산티아고로 떠날 날들을 계획하고 꿈을 꾼다.


행복한 순간, 책을 읽고 비슷한 생각과 생활을 하는 가족속에서 각자의 시간을 나름의 방법으로 보내며 가끔 웃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어주는 하루하루가 모여 추억의 시간을 사진첩에 고이 넣어둘 수 있는 나의 인생은 행운이다. 그리고 언제까지라기보다는 언제든 행복해질 준비가 되어 있는 나에게 불행하지 않음이 행복이라고 주문을 걸어본다.


책을 읽고 책을 보면서 뭔가를 배우고 익힌다는, 생각에 빠져 산다는 즐거움이 좋은 요즘저녁시간이다.



작가의 이전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