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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Feb 04. 2022

쏨뱅이 구이

보기엔 이래도 자연산이라구???

얼마전 아는 형님이 잡아온 열기 몇 마리를 얻어다가 맛나게 먹었던 기억에 밀양친구가 낚아 얼려놓은 쏨뱅이 한 봉다리를 얻어 왔었다.

꽁꽁 언 놈들을 녹이고 배를 갈라 내장을 정리하고 소금을 뿌린 다음 냉장고에 몇시간 숙성시킨 맛있는 자연산 쏨뱅이다. 어설픈 내 솜씨다.

눈알 열심히 쳐다보지 마세요…그럼 꼭 눈알만 보이는 이상한 현상^^

예전에 농사를 지을 땐 바람도 쐴 겸 종종 생활낚시를 다녔다. 부산은 생각보다? 생활낚시터가 많다. 꼬시래기가 곧 잘 나오는 명지하구둑, 가지매기를 낚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던 신항방향 다리밑, 암남공원과 감만부두 태종대방파제등 익히 알려진 장소는 낚싯대를 드리우기도 쉽지 않다. 물론 이기대방향이나 광안리쪽, 청사포나 기장쪽도 전어철이면 낚시전쟁이다. 가끔 들렀던 가덕도는 제철 학꽁치의 메카였다. 진해쪽이나 다대포쪽으로 가까운 내만권 선상낚시를 즐기기도 했다. 조업에 가까운 먼배낚시는 비싸기도 하고, 비싸기도 해서 안간다. 아깝단 소리다. 그냥 얻어먹는 쪽이다.


나의 고향은 바다와 전혀 무관한 경북내륙이라 어릴 때부터 회나 신선한 생선은 언감생심, 간고등어만로도 감지덕지였다. 부산에 오기 전까지도 회맛보다는 초장에 의지한 산골촌놈이었다. 캬~~드셔나 보셨나? 낚싯배에서 선장님이 직접 쳐내온 칼치회는 신세계였다. 이런게 회맛이었나? 그리고도 한참을 안되는 농사탓하며 낚시대에 세월을 흘려보냈던 시절이 있었다.


원래 아내전문인데 오늘은 내가 구워서인지 대가리가 탈출중이다. 모양보다 맛이지^^

듬성듬성 천일염을 뿌려 노릇하게 구워낸 쏨뱅이는 천하일미임에 분명하다. 열기도 맛있고 볼락도 맛있지만 쏨뱅이는 수륙양용, 매운탕과 구이에 모두 적합하다. 그놈이 그놈인가? 원래는 매운탕을 끓일까하다가 엊그제 차례상에서 꿍쳐둔 꽃돔과 침조기 잔해물로 ‘감국’을 끓여 먹었던 터라 오늘은 구이로 낙점이었다.

엉성하긴 해도 쫄깃한 식감과 기름진 껍질을 살포시 덮은 순백의 살들의 향연에 입안이 황홀해진다. 소주 한 잔이 아숩다.

6마리중 50%를 해치웠다. “야~~~ 혼자 다 묵나?” 마누라가 전화통화와 카톡에 정신팔린 사이.

나의 입은 부지런히 가시를 골라낸다.


애들이 저녁 먹을 때 또 뺏어 먹을테다 ㅋ


p.s 혹 맛집기행기나 여행기라도 남기기 위한 연습용 글쓰기임다…어설퍼 어설퍼 어 슬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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