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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Feb 21. 2022

책을 읽다.(2)

역시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은 힘들어..

일단 네 권의 책을 충동적으로 빌려왔었더랬었다. (글쓰면서 문법공부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낀다.)


네 권의 각기 다른 주제의 책들을 그것도 꽤 심도깊은 책들을 2주안에 제대로 읽어 낸다는 것은 사실 무리다. 결국 수박 겉핥기식으로 속독과 서문, 에필로그등을 훑으며 반납했다. 탄소와 수소, 우주와 양자는 몇 권의 책으로 해결될리 만무한 어려운 주제였다는 것으로 혼자만의 결론을 내린 반개월의 시간이었고 다시 가벼운 주제의 책과 뻐기기 좋은 두께의 무겁디 무거운 주제의 책을 한 권 빌렸다. 빈손으로 돌아오기 뭣해서였다는게 중론이다. 그렇게 꽉 채운 2주 후 도서관에 가야한다는게 귀찮지만 좋다.


종이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밀리의 서재를 통해 (멤버쉽으로 보는 공짜라서 더 좋은) 몇 권의 전자책을 ‘내 서재’안에 저장해놨다. 불을 켜지 않고도 패드로 책을 읽을 수 있고 누워서도 스마트폰으로 책을 읽을 수 있는 편리함은 종이책이 따라오기 힘든 장점이다. 선택장애의 문제만 아니라면 꽤 읽을 만한 거리들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고르다 골라 읽는 것에 금방 싫증을 느끼는 나에게로 문제를 돌려 본 들 책 한 권 정성들여 읽어내기 어려운 건 매한가지였다.


문득 오래된 소설들을 읽어보고 싶어서 검색하고 수납해두었다. 첫 번째로 ‘그리스인 조르바’였다. 작가의 이름은 외우기도 어려운 니코스 카잔차키스였다. 한 권을 통채로 읽어내기 어려워 결국 드라마보듯이 (사실 드라마도 잘 보지 않음) 몇 편으로 나누어 보고 있는 중이다. 산전수전공중전까지 인생의 쓴맛과 단맛을 다보고 결국 인생이란 현재를 어떻게 살아가느냐의 조르바와 책벌레이자 양심이자 불교적 삶을 지향하는 조르바의 젊은 두목인 주인공이 갈탄광을 채굴하려 섬마을에서 벌이는 벌거벗은 인생의 대화를 써내려가는 소설, 아직 끝까지 읽지않아 결말을 알지 못하지만 지금까진 꽤 흥미진진한 흐름이었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과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톨스토이와 헤밍웨이의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은 충동이 느껴져 몇 권을 챙겨두었다. 그리고 보면 언제부턴가 집안 한 켠에 쌓여져 있었던, 누구에게서 얻어 온건지 방문판매원에게 속아서 사놓은 것인지 모르는 ‘세계문학전집’에 나왔던 그런 책들이었다. 지루하게 보이는 책겉장들과 읽어봐도 이해할 수 없었던 외계어같은 문장들에 질려 버린 교육용이라기보다는 전시용의 목적에 합당한 그런 책들이 이제 나이가 들어가니 새삼 궁금해지고 읽고 싶어지는 것은 무슨 연유인지 알 길 없지만 앞으로 시간이 나면 그런 문학들을 찬찬히 곰씹어가며 읽어보리라 다짐하는 것은 올해 글쓰기를 시작하고 브런치에서 짧은 글들을 읽어가면서 글과 문자에 대한 익숙함에서 생긴 어줍잖은 자신감이라 생각한다. ‘잠이나 안자면 다행이지만’ 그래도 열심히 읽어보고 싶다.


책을 읽으면서 글을 써가면서 대화를 즐기면서 시간을 갈무리해갈 수 만 있다면 참 행복한 인생이라 생각한다.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면서 산행을 즐기고 여행속 기억들을 켠켠히 추억의 서랍에 넣어둘 수 만있다면 더는 바래지 않겠다.

모르는 것을 찾아보고 알았던 것들도 다시 새겨  의미를 시간에 맞게 이해하는 나이가 되어간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가는 아쉬움보다 고마움으로 생각하며,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고 나의 주장을 열혈히 펼치지 않아도 마음속에 답답함이 쌓이지 않는 글쓰기가 있어서 브런치에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한다.



책을 읽으면서 나는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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