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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름소낙비 Feb 20. 2022

물,론(論)이죠(2편)

환경보호와 자원절약은 나로부터

문명의 역사는 큰 강 주변에서부터 시작했다는게 정설이다. 나일강, 티그리스-유프라테스강, 인더스-갠지즈강, 황하-양쯔강유역에서 농업을 경영하면서 문명과 문화가 쌓이고 역사에 남길만한 족적이 어졌다. 땅의 이치를 알기위해 하늘을 쳐다보고 강물을 지켜봤을 것이다. 식물과 가축을 키우기 위해서 비옥한 토양을 이용하기에 적합한 강하류 퇴적지형에서 오지로, 평지에서 산으로 사람들은 농업을 삶의 근본으로 생각하고 물과 함께 혹은 물을 찾아 수 천년을 살아왔다.


물水라는 한자도 중국 황하,강에서부터 시작된 갑골문자의 형상을 따왔다. 강과 물은 생명의 근본이자 집단의 운명이었고 나라의 기초였다. 기우제를 지내고 물을 이동시키고 저장하고 공급하는 일은 국가의 기간산업이자 왕의 덕이었다. 쌀과 밀의 수확량이 민심의 척도이고 감자와 옥수수가 오지의 허기진 보루였다. 먹고사는 문제에서 언제나 물은 최고의 가치였으며 치수를 정치의 기본으로 삼는 것은 국가의 안위와 민중의 목숨이었던 것이다.


몸을 깨끗이 씻는 일이나 머리를 감는 일도 년중행사였을 것이다. 따뜻한 물 자체가 행복이고 돈이고 지위였을 것이다. 깨끗한 물을 마음놓고 마실 수 있다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중요한 일이다. 우물물을 마시고 물을 길어오고 물을 저장하는 일은 개인과 가정의 안위였고 물을 아끼는 것은 제한된 자원의 절약이 아니더라도 삶이 자연을 대하는 기본적 태도였을 것이다. 상수도와 하수도가 정리되면서 위생과 안전이 보장되고 사람들은 비로소 인간다운 공간과 시간을 누릴 수 있게 된 것도 이제는 까마득한 옛날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 되어버린 듯하다.


흔하디 흔하다고, 현재의 삶속에서 아무 의미없이 누리는 많은 것들중에서 감사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면 물이라 말하고 싶다.

탁해진 미세먼지속에서 신선한 공기를 찾듯이, 분해되고 냉랭해진 가정분위기속에서 사랑을 찾듯이, 아프고 병들고 피폐해지고 나서의 건강함처럼 물은 이미 우리 삶속에서 필요이상으로 쓰여지고 필요이하로 평가절하되어져 부족해지고 아껴야 하는 순간이 되어서야 중요함을 깨닫는다면 그 땐 늦는다고 생각한다.


앞서 다른 글에서도 말한적이 있지만, 농업에서도 물은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현대의 농업은 기본적으로 물과 비료로 작물을 키운다. 네덜란드의 경우는 나라의 면적도 작고 대부분의 경우 물(수로)과 함께 살아가는 주거와 생활환경인지라 온실에서 배출되어지는 물에 대한 규제가 강력한 편이다. 하지만 지난 수 십년간 우리는 농업보단 돈되는 산업에 치중하고 농업을 사양산업 혹은 농부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킨 측면이 있다. 지금은 도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본의 십 몇년전 처럼 젊은 세대를 농업으로 유도하고 지원해서 마치 블루오션처럼 홍보하지만 돈만 생각하는 농업이 아닌 자연의 관리자로서의 농업적 측면도 생각하고 관리하는 것이  미래를 위한 초석이라 생각한다. 먹거리로서의 가치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이 글에서는 줄인다.


자연과 삶, 물과 생명, 물과 문화 혹은 농업의 관계에서 우리는 멀리 내다보고 미리 관리해야 하는 것들을 그저 바쁘다는 이유와 돈이 되는냐 아니냐, 내 문제냐 아니냐의 단순하고도 파괴적인 논리로 접근하여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다. 내가 관리할 것부터 공동체가 같이 고민해야 하는 것들, 나라나 지구전체의 문제까지 물은 단순한 물질이나 자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바로 고민하고 행동해야 하는 근본의 문제인 것이다.



마눌! 봤지? 내가 자주 씻지 않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벱이여…발은 씻을게…가끔^^



사진출처: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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