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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우 황 Nov 27. 2022

모처럼의 일요일

벌써 한해가 저물어가는 구만

새해의 다짐들이 벌써 가마득한 옛일이 되어버린 년말의 끝자락에 서있다.


이제 며칠있으면 12월의 시작을 알리는 달력의 페이지가 넘어갈 것이다. 그리고 또 다가오는 2023년의 맞이를 위해 지나가는 올해 나는 무엇을 했는가 잠시의 고민을 하고 당연하다는 듯 새로운 아니 새롭진 않지만 새로워야 한다는 강박에 또 계획을 세우고 년초를 맞이해 기분을 한껏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로 12월 31일 일몰이나 1월 1일 일출에 나의 소망을 갖다붙여보는 부질없는 짓을 할지도 모른다. 자연은 그 어떤 것도 그냥 돌아가고 흐르고 사라질 뿐 나의 기대와 희망과는 일말의 인연도 없건만은 그렇게 또 빌어본다.


건강하기를, 성공하기를, 돈 많이 벌기를, 편안하기를, 행복하기를, 애들이 말을 잘 듣기를??…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어떻게 하면 건강해지고 성공하고 돈도 많이 벌 수 있는가는…


때론 열심히 노력하고 움직이고 운동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사업이나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고…하지만 복잡한 이 세상에서 오롯이 나의 의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나자신뿐이라는 걸 알게 되고 그것도 나의 의지와 행동이 전혀 딴판으로 움직이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겨우 나 자신의 의지와 행동이라도 내 스스로 결정하고 변화되게 할 수 있다면 거기에 만족해야 하는 게 최선일 것이다.


지 혼자 오래 살라고 저리 용을 쓰는구만”


그렇다, 운동도 마음껏 하기 어렵다. 의도와 해석은 다른 세계다.

주어진 시간속에서 우리는 가족, 친구, 이웃과 관계된 사람들과의 시간을 배분하고 균형을 맞추고 행복하기를 바라지만 어디에도 그렇게 행복이 찾아오지는 않거니와 나의 억척스러웠던 노력에도 결국 인생이란게 ‘진인사대천명’,’운칠기삼’처럼 운이나 하늘에 그 나머지를 맡기고 기다려야 하는 수많은 변수속에 살아가는 우리다.


아침이나 저녁이 다를 수 없고, 일요일이나 월요일이 다를 수 없으며, 나와 나의 가족이 다를 수 없는 그저 수없이 많았던 사람들속 아니 생명들이 우주의 작은 먼지같은 존재로 살아가다 흩어지고 또 뭉치고 쪼개지는 수없는 시간의 반복속에서 오늘의 나에게 다짐한다.


그저 이 순간이라도 즐겁게 살자고,

그래 2023년은 더 즐겁게 살아가야겠다고


갑자기 글쓰기가 머쓱해진 일요일 오전, 자판을 두드리는 건지 자판이 나의 머리를 두드리는 건지 궁금한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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