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쪽

무너진 꿈

by 향순

그쪽


구향순



곱창집에 갔다

무너진 꿈들이 널부러진

어둑한 골목 배회하다

쇠기러기처럼 울고 싶을 때

매캐한 연기 쐬며

쓰디쓴 노동의 혓바닥을 굽는 곳


부진부진 구석진 자리에 앉는데

옆 테이블 초로의 사내들

목소리에 달떴다

짊어진 생이 서리서리 한 타래

끙, 힘을 쓰지만 비틀거리는

연탄불처럼 화끈하게 핀

붉은 꽃 몇 송이


추억처럼 끌어안고 가는 것이

곱창보다 질긴 인연이라며

덩달아 붉어지려는데

벽걸이 달력 속에서

그분이

빙그레 웃으신다

찔통 같은 인생들

빈 잔을 채우고 계신

쉰 중턱 넘어가는 친근한 예수


떠도는 온갖 부유물로

후광 받는

해체된 슬픔이 훅 밀려가는

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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