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벅터벅, 허공이 들어와 살던 세월
귀향 연습
구향순
수원 성문 밖 역전 시장
순댓국 한 그릇에
허탈감을 말아먹는
노동자 한 사람 만난다
뭉크러진 세월 서리서리
한 타래 외로움 지고
터벅터벅 천 리를 가려는 사람
어찌할까
소주 한 잔 따라주고 싶은 연민
조그만 틈새도 허용치 않고
꽉꽉 채운 순대처럼
아, 천하를 품은 고향 하늘의 단서
가슴 두둑이 만져져야 할
믿고 의지해온 것들
다 떠나가고
허공이 들어와 살던 세월
도도한 햇살 비웃는
도시의 바람에
사람은
돌아가리라 마음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