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된 여자

마침내 새의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다

by 향순

여자는 대숲에 들어서야 편안해졌다

아기를 품었던 어미의 태를 그리며


소년이 되어 훌쩍 떠난 아들은 어디로 갔을까

사십 년 동안 대나무가 숲을 이루기까지


서걱대는 생이 긴긴밤을 밝힐 무렵

괴기한 소문이 날개를 달기시작했다


마침내 사람이 새의 소리를 낼 수 있게 되었던가


아들의 밥상을 차려놓고 우는 이름 모를 새소리

대숲에 귀신이 들었다 수런거리는 사람들 소리


오래된 어미의 한이 마을을 증폭시키던 날이었다


노파의 치매를 업은 이장은 아픈 눈물을 숨기고

노파는 치매라는 너울 속에 곰삵은 한을 숨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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