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해 여름
그해 여름 /구향순
야야 니 들었나 아랫말 하천 공사장 그 머시마하고
혀 짧은 소리도 몬 내는 가여운 숙이하고
밤마다 물가에서 소꿉질한다 카든데 참말이가
내 보기엔 바지랑대 끝에 앉은
고추잠자리 날개보다도 가벼운 놈 같더구먼
으름 배꼽에 단맛 들기도 전에 훌쩍 떠날 끼다
할매요 그 사람 나쁜 사람 아입니더
숙이가 그 사람이랑은 말이 통한다 카대예
뭐라꼬 입도 못 떼는 아가 어째 말을 섞노
그 총각이 손가락으로 꽃을 피우듯 말을 한다 안 합니까
현장 소장 말로는 곧 철수할 끼라 카던데 믿어도 되나
우야든동 마음 단단히 묵으라 일러라
예 숙이가 사춘기라 그리 삐딱하더니만 인자 맘 잡았어예
그 사람도 등록금 벌라고 뙤약볕서 등물 해가며 일한다카데예
글라 그라마 할매가 억수로 미얀하구마
그래도 가시나 맘은 유리알 같아서 조심해야 되는 기라
예, 하천가에 소리 없는 말들이 윤슬처럼 억수로 반짝였어예
#사진 출처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