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음악 같은 사람

3년차 직장인은 이렇게 삽니다.

by 일상의 정빈

퇴근 후 책상에 앉은 밤. 회사에서 일하는 동안 상기된 마음을 가라앉히려 가만 앉아 차분하게 노래를 들으면서 글을 써본다. 직장인이 된 지 3년 차, 현재 하고 있는 업무를 맡은지도 일 년이 훌쩍 넘었다. 사장님들, 은행 직원들의 통화 벨소리는 하루 종일 시끄럽게 울려댄다. 나는 그 전화들을 매번 받는 지겨운 일로서 대하고 있다.


손님이 어려운 사정을 호소하더라도 크게 감정 이입을 하지도 않으며 무리하고 어려운 요구도 단호하게 끊어낼 줄 아는 정도의 언변이 생겼다. 이로 인해 나는 손님을 대하는데 꽤나 수월해지기도 하였고 더 이상 민원 전화에 긴 시간 얽매이는 일도 드물다.


하지만 괜스레 오늘과 같이 마음이 불편한 날들이 있다. 일을 쳐내면서 나는 가벼움을 얻는 것 같지만 이렇게 오늘처럼 돌아보면 반성하게 된다. 가벼운 성취감을 위해 얼굴을 볼 수 없는 수화기 넘어 누군가의 마음에 상처를 준 건 아닌지, 또 필요 이상으로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것만 같아 상대방뿐만 아닌 나 자신에게도 미안해지도 한다.


스스로 업무 성취감도 느끼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렇기엔 너무 부족함을 알기에 오늘도 잔잔히 스스로를 돌아보며 반성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또 결심한다. 오늘의 나는 실수했다. 부족했다. 욕먹어도 싼 말들을 쉽게 뱉어댔다. 하지만 내일은 조금 더 잘해야지. 맡은 일을 잘하는 것도, 내가 해결해줄 수 없는 문제로 떼를 쓰는 사람들에게도, 지겨운 질문을 매일 하고, 말귀를 못 알아들어 짜증을 유발하는 많은 타인들에게 좀 더, 조금 더 잘해봐야지. 결국에 나는 차분한 위로를 주는 음악이 있는 것처럼 어느 순간에는 나도 차분한 위로가 되는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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