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출판사 직원이 알려주는)
안녕
오늘은 지난번 자서전 잘 쓰는 법에 이어서
글 잘 고치는 법을 알려줄게!
글을 계속 고치다 보면 원래와 완전히 다른 형태가 되기도 하고,
고치기 전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 큰 고뇌에 빠지는 걸 다들 경험해봤을 거야.
이거 정말 영업비밀이라 안 되는데....
정말 많지만 글을 잘 고치려면, 딱 5가지만 기억하면 좋겠어!
사실 이것만 있어도 고치기는 끝이야. 그 정도로 중요하지만 어려운 거라고.
많은 사람들이 글을 고친다 하면 좀 더 업그레이드하려고 새로운 표현을 넣는다던지,
새로 문장을 추가한다던지 하면서 원래 글의 의도를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이렇게 쓰면 결국엔 이게 뭘 말하려고 하는 건지 통 알 수가 없어. 이 말 했다가 저 말 했다가....
결론은 어떤 수정을 해도 원래 문맥을 정확하게 인지하면서 그걸 목적으로 두고 수정해야 한다는 거야.
이건 개인차가 있을 수 있는데 정말 비법이라면 비법이야.
뭐냐하면 글 쓰기 전에 한 단락 단위로 머리에 내용을 구상해 놓고, 글의 분량까지 정해놓는 거야.
'?!'
예를 들어 내가 '점심시간에 커피가 생각나는 마음'을 적고 싶은데 '딱 2줄 이내에 끝내 보자.'라고 대략 분량을 정하는 거야.
이 '2줄'이라는 분량은 내가 '점심시간에 커피가 생각나는 마음'을 지루하지 않게 읽으려면 몇 줄까지 읽을 수 있는 지를 생각하고 결정하면 돼. 처음엔 조금 어려울 수 있는데 문장은 얼마든 줄일 수 있으니까 뭐든 2~3줄 이내에 써보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좋아.
그리고 표현을 정리해주는 이 작업은 문장에서 내가 꼭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줘.
하얀 도화지를 만드는 작업 정도로 생각하면 좋아.
너무 많이 다듬어 놓아도 재미없지만, 꼭 필요한 작업이라는 거!
들 -> 불필요한 복수형 없애기
ex)
하늘에 구름들이 나풀나풀 날아가는 것이 우리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하늘에 구름이 나풀나풀 날아가는 것이 우리 마음을 흔들었다.
을 를 -> 명사로 분리된 동사 합치기
것이다, 같아요 -> 추정형 없애기
>> 이건 4번 밑에 단문 예시를 참고해줘
문장에 두 가지 이상의 이야기가 나오면 독자는 이걸 이해하려고 머리를 빙글빙글 굴려야 해.
한두 번 정도는 글의 맛이나 특징을 위해 그럴 수 있겠지만,
이게 계속되면 읽는 피로도가 커져서 별로 안 읽고 싶은 글이 되버려.
이쯤에서 예시로 단문 하나를 고쳐볼게
"여러분, 주목을 하셔야 되요. 이 사과는 제가 먹어본 사과 중에 제일은 아니지만, 정말 맛있어요.
아니 한 입을 배어서 물었는데 과즙이 진짜 많이 나오는데 근데 그게 꿀이 나오는 것 같아요.
진짜 여러분이 이 사과를 먹고 저랑 공감을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발."
"여러분, 주목하셔야 되요. 이 사과는 제가 맛본 사과 중 제일은 아닌데, 정말 맛있어요.
아니, 한 입 배어 물었는데 과즙이 진짜 많이 나와요. 근게 그게 꿀인 거예요.
진짜, 여러분이 이 사과 먹고 저랑 공감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제발."
참 다양한 글 습관들이 있는데 말 습관과 연결된 경우가 많아.
이런 습관은 작가의 특징을 살려주기도 하지만 글을 지루하게 만들기도 해.
그럼 특징이 되는 습관과 지루함이 되는 습관의 차이가 무엇이냐!
본인이 그 습관을 인지하고 적당한 곳에 사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할 수 있어.
나는 글 쓸 때 문장 앞이나 뒤에 감탄사나 부사를 넣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것을 알고 있으면 감탄사가 여기 정말 필요한지를 판단해서 빼거나 수정할 수 있어.
위에 사과 문장에서는 말하는 느낌을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아니', '진짜', '제발' 같은 단어를 남겨두었어.
오늘은 설명을 많이 하다 보니까 말이 길었네.
다들 글 많이 써보고 많이 읽다 보면 다들 좋은 글 쓰는 사람들이 될거야!
그럼 이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