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넷 Linette May 24. 2022

로봇이랑 같이 회사 다녀요

네이버의 사옥 혁명, 1784에 대하여

 로봇이 회사 곳곳을 돌아다니고, 내가 가는 길에 알아서 문이 열리고, 불이 켜지며, 해가 뜨면 건물이 알아서 빛을 가려주고, 어플 하나로 모든 게 통제 가능한 그런 건물을 본 적 있는가. 맨 인 블랙이나 마이너리티 리포트와 같은 영화에서 본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현실, 21세기 대한민국에도 이런 건물이 존재한다.




CHAPTER.8

네이버의 사옥 혁명, 1784에 대하여


 내가 네이버에 지원하였던 수십 가지 이유 중에 하나는 '신사옥'이었다. 본 그린팩토리 역시, 신식 건물과 좋은 복지시설로 유명하였지만 언론에서 말하는 신사옥은 첨단 그 자체였기 때문이다. '로봇 건물', 그게 세상이 1784를 부르던 별칭이었다. 오늘은 평범한 대학생 인턴의 입장에서 바라본, 네이버의 신사옥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보고자 한다.

 신사옥은 사실 구사옥(그린팩토리)과 나란히 붙어있다. 밖에서 보면, 쌍둥이 빌딩으로 보일 정도로 그 생김새가 몹시 닮았다. 그러나 내부의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그린팩토리가 자연친화적이고 밝은 그린톤의 분위기라면, 1784는 100년 후 미래도시에 온 듯 한 느낌을 준다. 5층까지는 중앙로비가 트여 있어, 그 건물의 규모에서 오는 위압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또한 전 층이 통유리창으로 되어 있어, 개방감이 강하다.

 1784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모든 게 다 자동이라는 것이다. 웬만한 시설을 거의 센서화 되어있어서 알아서 움직인다. 오늘 회의를 하다가, 햇빛을 정면을 들어오기 시작하니 블라인드가 알아서 쳐졌는데, 이 또한 그 시스템의 일부이다. 구내식당 및 카페 역시, 사내 어플을 통해 미리 주문 및 포장이 가능하다. 직접 줄을 서는 수고로움 따위는 필요 없는 곳이다. 요즘 식당에서 많이 보는 것과 유사한 로봇들도 돌아다닌다. 이 친구들의 주 업무는 배달이다. 음식을 배달하기도 하고, 택배를 배달하기도 한다. 하여 모든 엘리베이터에는 로봇의 자리가 따로 표시되어 있다. 건물 내에는 조금은 독특한(?) 곳들도 존재한다. 사내병원, 꽃집, 굿즈샵, 카페, 편의점 등 오로지 직원들의 편의만을 위한 시설들이 다양하다.

 사실 아직까지도 1784는 나에게 무궁무진하고 미지의 존재이다. 갈 때마다 새롭고, 여전히 놀라우며, 항상 길을 잃는다. (정말이지 너무 복잡하다.) 그러나 길을 잃어도, 그 찾아가는 과정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이 흥미로울 정도로 호기심과 가능성으로 가득 찬 공간임이 확실하다.

  오늘 건물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사옥 역시 회사를 선택하는 매력적인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말을 하고 싶어서 이다.  팀의 특성상, VOC를 계속 체크하고는 하는데, 1784에 대한 대부분의 반응은 부러움과 신기함이었다. 그리고 이는 '이런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라는 표현으로 이어지기도 하였다. 좋은 건물에서 일한다는 것은 단지 몸이 편할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비효율적인 시간을 줄일 수 있고, 일에 더 몰두할 수 있으며, 자부심과 프라이드를 가지고 업무에 정진하게 됨을 의미한다. 1784 아래, 우리는 팀 네이버로 포용될 수 있으며 실제로 나 같은 경우도, 사옥에 들어가는 순간 '아, 나도 팀 네이버의 일부이구나.'라는 소속감을 느끼며 긴장하게 된다. 적당한 긴장감은 업무에 집중하는데, 확실히 도움을 주기도 한다.

 참고로 5층까지는 일반인들에게도 일부 개방이 되어있다. 시간이 되시면, 한 번쯤 들려 보시는 것도 재밌는 경험이 될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인턴은 어쩌다 금턴이 되었을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