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에 대한 관심도를 확인할 수 있는 질문 TIME
면접을 한번쯤 본 사람들은 모두 공감하듯, 대부분의 면접 마무리는 동일하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질문 있으신가요?'. 여러분의 이 말에 어떻게 답하였는가. 진짜 궁금한 걸 물어보았는가. 혹은 겉치레식 질문을 하였는가. 면접관이 원하는 질문이라는 것이 있을까?
카카오, 플레이리스트 그리고 네이버의 모든 면접에서 나는 마지막에 '궁금한 점을 질문하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중 내가 생각했을 때, 이 질문이 면접 결과에 큰 영향을 끼쳤던, 카카오의 사례를 잠시 이야기해보자 한다. 카카오는 3대3 면접이다. 다행히도 마지막 질문의 대답 순서는 내가 가장 마지막이었고, 나는 다른 면접자들의 대답을 먼저 들을 수 있었다.
첫 번째 면접자의 경우, '팀 전체의 업무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지만, 각각의 업무가 어떻게 되시는지, 내부에는 어떻게 파트가 나뉘는지 궁금하다'라고 하셨다. 면접관분들이 한 분 한 분 본인들의 업무에 대해 소개해주셨고, 마치 면접대상자와 면접관이 바뀐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 면접자는, '네이버는 복지가 좋기로 유명한데, 특별히 소개해주실 만한 복지혜택이 있냐. 또 교육프로그램 같은 것도 있는지 궁금하다.'라고 물어보셨다. 이때 면접관들의 당황스러워하는 표정을 나를 바로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이건 단순히 궁금한 걸 말해서는 안 되는구나. 짧은 순간 고민을 마친 나의 대답은 이러하였다.
"저는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궁금한 점이 생겼습니다. IP마케팅팀의 업무 케이스들을 살펴보니, 유독 OO에서 OO 쪽으로의 마케팅을 많이 하셨더라고요. 제가 생각했을 때는 이것이 OOO을 만들어 내기 위함이라고 여겨졌는데, 이것이 맞을까요? 혹은 마케팅팀 내부만의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워낙 오래된 면접이라, 기억의 왜곡이 있을 수 있으나 대충 이런 뉘앙스의 답변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답변으로, 이제껏 면접에선 받아본 적 없는 강한 긍정의 리액션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아 됐구나.'라는 느낌이 왔다. 필터링 없이 결론을 말하자면, 다른 면접자 분들은 떨어지셨고, 나는 최종 합격을 할 수 있었다. 쓰다 보니 자기 자랑 같지만, 결과의 근거를 둔 이야기를 해야 여러분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 것 같아, 이 에피소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이 경험이 말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질문'을 통해서 마지막에 면접관에게 확신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이 직무를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는 확신 말이다. 구체적으로 직무와 연관되어 있으면서, 딥하게 리서치해보지 않은 이상 알 수 없는 사업과 관련된 내용이면 좋다. 그리고 그저 질문만 던지는 것이 아니라, 은근슬쩍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한 마디 포함시킨다면 더욱 좋다. 잊지 말하야할 것은 이 면접에서 '답변'을 하는 사람은 무조건 면접대상자인 나라는 것이다. 면접에서의 질문은 질문을 빙자한 '답변'이다. 면접이 끝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나의 모든 말과 행동이 평가의 대상이라는 점을 명심해라.
참고로 말하자면 나는 이 답변을 무슨 천재처럼 갑자기 뚝딱 지어내서 말한 것이 아니다. 이전에 면접 준비를 하면서 만들어놓았던, 소스들을 잘 활용하여 대답한 것이다. '어떻게 말을 잘하냐', '면접에서 안 떠는 방법 좀 알려줘라.'라는 질문을 많이 받고는 하는데, 나는 면접의 필승법은 절대적으로 준비시간에 있다고 본다. 본래 긴장은 불확실성에서 오는 것이다. 그러니 스스로에게 확신이 생길 때까지 준비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면접을 운에 맞기는, 바보 같은 행동 따위는 절대 하지 않는다. 앞서 말했듯이 ENTJ 이기 때문에,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는 것을 선호한다. 핑계 대는 것을 싫어하기도 하고, 그래야 후회가 없기 때문이다. 결론은 마지막 질문 정도는 미리 딥하게 준비해 가는 센스를 발휘해라! 이 정도로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