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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농

by 창복

딸기 철이 돌아왔다.

딸기 픽킹을 하는 사람들이 아침나절부터 길에 즐비하다.

산등성이를 넘어오는 바스코스 길엔 줄줄이 사탕처럼 차들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다.

이곳엔 봄부터 여름까지 여러 종류의 픽킹이 열리는데 지금은 딸기철이다.


딸기가 일 년 중 맨 처음 열리는 픽킹이고 다음은 체리, 복숭아, 블루베리 그리고 사과로 이어진다.

기본 입장료 20불에서 40불 정도를 인당 내면 픽킹을 할 수 있다.

픽킹한 과일은 무게를 달아 돈을 지불하는데 시중에 판매하는 가격보다 저렴하다.

더불어서 중간중간 딴 과일을 마음껏 먹을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꼬농은 우리 집에서 가장 가까운 딸기를 파는 농장이다.

아침 일찍 치과를 가려고 길을 나섰는데 꼬농이 열려 있었다.

다른 농장보다 일주일 늦게 열렸다.

작년에 꼬농네 딸기는 아주 많이 달고 맛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들르기로 작정했다.

작년과 같은 맛있는 딸기를 상상하니 미소가 살며시 스며 나온다.

와이프가 좋아라 한다.


꼬농은 우리가 붙인 그 농장의 이름이다.


5년 전 이곳에 이사를 와서 길을 지나는데 더벅머리에 키가 작은 아이 하나가 농장을 지키고 있었다.

멕시칸인지 동양계인지 좀 헷갈리는 남자아이였다.

그런데 농장의 이름이 없었다.

가족끼리 서로 이름을 지어주자고 했을 때 와이프가 꺼낸 이름이 꼬농이었다.


“왜?”

“꼬마가 지키는 농장이잖아”

“그래서 ‘꼬농’이라고?”

“기가 막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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