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아니면 반려
여러 차례 개를 키워봤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개는 하얀 진돗개로 초등학교 2학년 때에 헤어진 개입니다.
이사 갈 집에서는 키울 수가 없어서 부모님 지인에게 부탁을 했는데
오랜만에 만나도 어찌나 반기는지 정말 똑똑한 백구였습니다.
이후로도 여러 마리의 강아지를 키우면서 개와 놀고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처음으로 강아지를 안겨준 건 작은 아이가 7살 되던 해입니다.
친구집에 있는 강아지를 보고 귀엽다며 부러워해서 퇴근길에 푸들 강아지를 사 왔습니다.
어찌나 강아지를 주무르고 이뻐하던지 선물을 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도 경험하셨듯 강아지 관리는 부모의 몫이 됩니다.
앞에 보이는 귀여움 뒤에는 씻기고 먹이고 산책시키는 온갖 허드렛일이 부모의 잡일이 됩니다.
귀찮지만 꼭 해야 하고 살아 있는 동물을 만지고 보살피는 일은 정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됩니다.
우리 집에는 현재 테디라는 개가 함께 살고 있습니다.
푸들종인데 믹스견입니다.
늘 사람 곁에 붙어 있는 걸 좋아하고 늘 놀아 달라고 보채는 아이입니다.
개 나이로는 10년 차이고 사람 나이로 치면 60이라는데 여전합니다.
철이 없는 건지 품종이 원래 그런 건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합니다.
우다다다는 기본이고 팔짝팔짝 뛰기를 좋아합니다.
내가 있는 의자 주변으로 자기 장난감을 두어 개는 갖다 놓고 하시라도 장난감을 던져달라고 눈짓을 합니다.
이뿐인가요. 사람이 다니는 길목마다 자기 장난감이나 공을 배치해 두고 어느 것 하나라도 걸리라고 그물을 쳐놓고 있습니다.
같이 사는 반려견으로 우리들 소유이지만 또 하나의 독립체입니다.
아프면 치료해 주고 배고프면 밥을 주고 교육을 위해 주는 간식도 있지만 때로 만난 음식을 제공합니다.
사람의 마음과 손길이 가니 때론 애처롭고 때론 즐겁습니다.
개 인생이 별거 없다지만 막상 키우다 보면 각양각색의 일들이 많습니다.
이러한 일들이 기쁨이 되기도 하고 슬픔이 되기도 하더군요.
지금도 옆에서 코를 들이밀면서 자기를 쓰다듬어 달라고 용을 쓰네요.
이놈을 어찌 귀엽다 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