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왜 그래? 글로는 엄마를 생각하는 척하면서 막상 말은 거칠어? “
작은 애의 타박이다.
한국의 엄마 친구부부가 내가 쓴 글을 본 후에 닭살 부부라고 놀리고 난 후에 하는 말이다.
“아빠가 요리도 하고 엄마한테 잘해요”
“너희 아빠가 그러지 않았는데…..”
“아빠는 글도 쓰고요 일도 하고요 그림도 그리고 그래요”
“너희 아빠가 감수성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변했구나”
그들에게 나는 지금의 내가 아니었나 보다.
한국의 문화와 풍토 속의 나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매우 남성적 세계관을 가졌었고 개인적 주관이 강했던 것 같다.
그러했으리라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손에 잡히는 데로 밑반찬 거리를 만들어 본다.
겨울철에 먹을 수 있는 어리굴젓을 만들고
제주산 말린 취나물을 불리고 끓여 들기름을 두른 나물 무침도 만들고
오징어 채를 꺼내어 양념을 추가하고 기름에 살짝 볶아 놓고
감자 세 개를 익혀 으깨고 사과와 감, 건포도를 넣어 샐러드를 만들고
이번주에는 간장 게장을 담을 계획을 하고 있다.
왜 이러는 걸까?
난 이중인격일까? 아님 소시오패스일까?
내가 변한 건 맞다.
그게 아니라면 내면의 잠자던 자아가 새롭게 깨어났을 수도 있다.
UFC 격투기를 즐겨 보면서도 달달한 한국식 로코도 좋아한다.
와이프를 일찍 깨워서 커피 마시자고 조르기도 하고 점심으로 뭐 해줄까 물어도 본다.
할 일이 없는 것도 아니다.
난 회사 일로도 바쁘다.
머릿속엔 사람과 회사 일로 생각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가족에게 매달리는 건 어쩌면 병적일 수도 있고 진짜 내가 변해서 일 수도 있겠다.
남들의 시선이 나를 쇼윈도 속 남편으로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이전에는 그런 모습이 없었던 인간이 다르게 행동하니 당연한 시선이다.
곰곰 생각해 보면 변한 게 하나 있다.
‘귀찮다고? 그래서 뒤로 할 일을 미룬다고?’
‘아니! 당장 지금 바로 한다. 할 일을 뒤로 미루지 않는다.’